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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들 /1

바라기는 .. 그저 비쳐지는 대로 담아만 두어. 덧칠에 덧칠이 그 덧칠에 덧칠이 되면서 더 더 덧칠 되는 부분이 진한 색이 되고 덜 덜 덧칠 된 부분이 연한 색이 되어 그 진하고 연한 색이 서로 조화되어 윤곽을 드러낼 때까지 .. 그저 맑은 호수에 동이 터서 환한 햇살이 비치기 시작할 때부터 어둠이 내리면서 초저.. 더보기
아이의 노래 아이의 노래 - 피터 한트케(Peter Handke), 아이가 아이였을 때 팔을 휘저으며 다녔다 시냇물은 하천이 되고 하천은 강이 되고 강도 바다가 된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아이였을 때 자신이 아이라는 걸 모르고 완벽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아이였을 때 세상에 대한 주관도, 습관도 없었다 책상.. 더보기
혼자쓰는 동화 .. 그는 나더러 교회 예배와 저녁 채플 예배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 사생아는 어떻게 해도 도저히 구제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목사의 설교를 듣고 싶으면 들어도 좋지만, 교회 맨 뒤에 입을 다물고 앉아서 절대 예배 보는 데 끼어들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런 것은 나로서는 아.. 더보기
나의 작은 소망은 영글어가고 .. 땔애에게 그랬다.. 네가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고 .. 아주 오래전부터 내게 딸이 있었음 좋겠다 생각해왔었고 적어도 그 딸에게 내 삶이 아름답게 보여지고 싶었다.. 과장되거나 지나친 편중도 없이 그저 이해되고 속깊은 신뢰로 내 이름을 내 딸애가 기억해 주길 바랬었다.. 내 오랜 바램대로 내.. 더보기
세월 1 오늘이란 시간 속에 .. 거친 물살로 흐르던 강물이 이 시간에도 흐르고 있는가 .. 솟아오르던 높은 봉우리는 점점 산맥으로 연결되고 그 산맥줄기는 이제 멈췄는가 ..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거친 물살로 사정없이 훓어 내리던 강줄기도 .. 경건한 두려움이 느껴질 정도로 끝없이 솟아오르기만 하던 산.. 더보기
아침에 차 한 잔과 함께한 시 .. 나는 세상을 바라본다. 루돌프 슈나이더(독일 발도르프 학교에서 아침 수업 시작 전에 학생들이 함께 읊는 시) 나는 세상을 바라본다. 그 안에는 태양이 비치고 있고 그 안에는 별들이 빛나며 그 안에는 돌들이 놓여져 있다. 그리고 그안에는 식물들이 생기있게 자라고 있고 동물들이 사이좋게 거닐고.. 더보기
아들.. 미안하다!! 너무 큰 나무였고 너무 뜨거운 태양이었고 너무 높은 담장이었다 .. 넌 여리고 어렸지만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곧은 소나무였다.. 단지 .. 가까이에.. 너무도 가까이에 둥치 큰 나무가 있은 까닭에 .. 네가 조금씩 자라고 있는 것이 누구에게도 느껴지지 않았을 뿐이었다.. 넌 매일 어제와 다르게 자랐.. 더보기
... 모두들 그랬다.. 아직도 옛날 그 아파트에 그대로 사느냐고 .. 내가 사는 작은 서민 아파트.. 그래도 그땐 이 동네에선 가장 좋은 아파트였다.. 우리 동네 .. 문명의 이기보다는 자연이 더 자연스러운 동네였다. 약국 뒤 작은 전셋집에 신혼살림이 들어오던 날 동네 사람들이 나와서 구경을 하였다.. 한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