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들 /1 썸네일형 리스트형 한순간 / 박용하 한순간 박용하 말하지 말아야 하는 순간인데 기어코 말해버리고 만다. 움직이면 손해인데 기어코 움직이고 만다. 나도 어쩌지 못하는 내가 나도 어쩌지 못하는 나처럼 생로병사에 엎드러지고 희로애락에 자빠지는 순간이 있다. 애당초 괴력난신 같은 건 거들떠도 보지 않는 사람처럼 인(仁)이나 예(禮.. 더보기 사랑은 나무와 같다 / 이해인 사랑은 나무와 같다 이해인 끊임없이 물을 주어야 살아갈 수 있는게 나무이며 그것은 사랑이기도 하다. 척박한 사막의 땅에서도 나무는 물이 있어야 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한그루의 나무는 오랜 고통과 질식을 견디어 내며 물을 기다린다. 자신의 내면에 자신이 포용할 수 있는 한계에까지 물을.. 더보기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사람들은 왜 모를까 김용택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는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 더보기 < 꽃밭 > 전문 / 도종환 꽃은 비에 젖어도 향기와 빛깔은 젖지 않습니다.. - 도종환 <꽃밭> 전문 - 도종환 내가 분꽃씨 만한 눈동자를 깜빡이며 처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을 때 거기 어머니와 꽃밭이 있었다 내가 아장아장 걸음을 떼기 시작했을 때 내 걸음마다 채송화가 기우뚱거리며 따라왔고 무엇을 잡으려고 푸른 단풍.. 더보기 견디다 / 천양희 견디다 - 천양희 울대가 없어 울지 못하는 황새와 눈이 늘 젖어 있어 따로 울지 않는 낙타와 일생에 단 한 번 울다 죽는 가시나무새와 백년에 단 한 번 피우는 용설란과 한 꽃대에 삼천 송이 꽃을 피우다 하루 만에 죽는 호텔펠리니아 꽃과 물 속에서 천 일을 견디다 스물다섯 번 허물 벗고 성충이 된 뒤.. 더보기 상처 / 마종기 상처 - 마종기 집 없는 새가 되라고 했니? 오래 머물 곳 없어야 가벼워지고 가벼워져야 진심에 골몰할 수 있다고, 설레는 피안으로 높이 날아올라 구름이 하는 말도 들을 수 있다고, 이승의 푸른 목마름도 볼 수 있다 했니? 잎 다 날린 춥고 높은 우둠지에서 집 없는 새의 촛점 없는 눈이 되어야 우리 사.. 더보기 여기에 우리 머물며 / 이기철 여기에 우리 머물며 이기철 풀꽃만큼 제 하루를 사랑하는 것은 없다 얼만큼 그리움에 목말랐으면 한 번 부를 때마다 한 송이 꽃이 필까 한 송이 꽃이 피어 들판의 주인이 될까 어디에 닿아도 푸른 물이드는 나무의 생애처럼 아무리 쌓아 올려도 무겁지 않은 불덩이인 사랑 안 보이는 나라에도 사람이 .. 더보기 이 고요한 우물 / 이성선 이 고요한 우물 이성선 허공에 꽃으로 안기거나 바람으로 울며 다니거나 내 돌아가 마지막 들여다볼 곳은 고요한 우물 뿐입니다. 이승을 구름으로 흐르고 삼십삼천 하늘을 학으로 날아도 돌아가 마지막 들여다 볼 곳은 고요한 우물 뿐입니다. 불꽃같이 타오르는 나의 일생 누더기 벗으며 닦고 닦아서 ..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