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큰 나무였고
너무 뜨거운 태양이었고
너무 높은 담장이었다 ..
넌 여리고 어렸지만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곧은 소나무였다..
단지 ..
가까이에.. 너무도 가까이에
둥치 큰 나무가 있은 까닭에 ..
네가 조금씩 자라고 있는 것이
누구에게도 느껴지지 않았을 뿐이었다..
넌 매일 어제와 다르게 자랐지만
네 가지가 굵어지고 키가 크고 있다는 것을
어느 누구도 느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
네가 답답하다고 몸을 뒤틀 때에야 비로소
네 몸이 자라났고
네 목소리가 제법 굵어졌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게 되었다..
차라리 그래야 했다..
앞으로 이렇게 자라야 한다고
허리를 곧게 하며 바로 서는 부동자세로
네 앞에 우뚝 서 있기보다..
어떤 부분에서든 강요하는 것을 거두고 ..
마음에 저절로 채워지는 애정을 담아
그저 너를 바라보아야 했다..
그 애정을 담아
네가 말하는 그 어떤 것도 놓치지 않으려
그저 너를 바라보아야만 했다..
어떤 부분에서든 강요하는 것을 거두고
손톱만큼 자란 키에도 놀라 자빠질 것처럼 기뻐해 주어야 했다..
무언가 해주어야 했다면
그것은 네가 뿌리내린 땅에서 크고 작은 돌맹이나 주워주는 것이고,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생활 속에서 문화의 질을 높여
앞으로 그것을 더 누리고 가꿀 수 있는
마음의 바탕을 넓게 만들어 주는 것 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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