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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1/나의 일상

정 (情) "우린 마음 한 번 주면 일편단심 민들레여. 한 번 마음을 주면 끝까지 주는 사람인겨." " 멀리 있어도 맘 변하지 말고 그리 살자고..." "꼭 연락 혀!" 소박하디 소박한 충청도 양반 특유의 목소리로 다짐을 받으셨다. 뉴질랜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공항에서의 일이다. 그 후로 내 카메라에 담긴 그 젊.. 더보기
영상 나의 기억 속에는 슬라이드 사진처럼 꽤 많은 영상들이 저장되어 있다. 그 슬라이드 사진은 마치 스폰지 같아서 그때의 느낌부터 그때의 색깔들이 모두 함께 저장되어 있다. 좀 더 커서는 그 즈음에 즐겨 듣던 음악까지 합세해버렸다. 나의 진짜 재산은 바로 그 기억들이다. 그 기억들이 모여 바로 내.. 더보기
크는 아이들 갈수록 말 수 없어지는 아들아이. 전화도 밖에 나가서 받는 아이. 비밀을 간직하고 있나? 별 것도 아닐텐데 큰 비밀이라도 품고 있는 듯... 저와 둘만 있을 때도 제 방문을 닫고 있을 적에 그 방문은 저와 내가 사는 집의 담벼락같다. 내 품을 떠날 때가 가까워오고 있음을 느끼기에 난 준비를 하고 있어.. 더보기
들녘 눈을 감아도 그대로 다 그려낼 수 있도록 기억해두고 싶었습니다. 황금 들녘, 억새풀 무리진 바람부는 언덕, 길가 고운 코스모스 무리들, 저녘 햇살 받고 있는 펼쳐진 산들 그리고 뒤의 산, 그리고 지나가는 새들.. 바람처럼 가벼워지고 싶었습니다. 사심없는 마음으로 가을 들녘을 돌아 스치는 나무마.. 더보기
탱자 내가 사는 곳이 좀 시골스러워서 우리 시장은 시골 장터 분위기가 조금 있다. 오늘 내 눈에 시골 할머니들이 내어 놓은 노란 탱자가 들어왔다. ... 우리 학교 교문 앞, 찬바람이 돌던 이 맘 때쯤이면 할머니들이 작은 소쿠리에 탁구공같은 노란 탱자를 담아 놓고 계셨다. 한 소쿠리에 담긴 열댓 개의 탱.. 더보기
할아버지의 유언 아버지는 늘 외할아버지를 걱정을 하셨다. 당뇨병을 거의 사십 년 넘게 가지고 계셨기에 합병증을 두려워하고 계셨던 것이다. 아버지의 매일 아침은 영도에 계시던 외가 어른들의 인슐린 주사를 놓아 드리고 오시고 나서 시작되었다. 시계추처럼 정확하셨던 아버지는 우리가 부산에 내려온 이후로 그.. 더보기
어려운 확률속에서의 만남 녀석도 놀래고 나도 놀랬다. 생각지 않은 시간에 갑자기 내 눈 앞에 나타난 까만 단추같은 눈. 아침시간.. 아이 아침을 챙겨주고 동쪽으로 난 창쪽으로 파란 하늘을 보고 있을즈음 밖에서 자꾸 무슨 소리가 나길래 무슨 소린가 하여 눈을 돌려보니 새까만 비닐 봉지 같았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새였다... 더보기
주인 잃은 사진 그 사진에는 1940년경이라고 적혀 있었다. 함경남도 북청군 오매리.. 그 사진은 아버지집 과수원 앞에서 할아버지께서 직접 찍으신 가족사진이었다. 일찍 돌아가셨다던 아버지 여동생.. 난 한 번 본 적 없는 고모가 상고머리를 한 채로 의자에 앉아 계시는 할머니의 손을 잡고 섰고 훤칠한 키에 안경 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