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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1/나의 일상

들녘

눈을 감아도 그대로 다 그려낼 수 있도록 기억해두고 싶었습니다.

 

황금 들녘, 억새풀 무리진 바람부는 언덕, 길가 고운 코스모스 무리들,

저녘 햇살 받고 있는 펼쳐진 산들 그리고 뒤의 산,

그리고 지나가는 새들..  

 

 

바람처럼 가벼워지고 싶었습니다. 

 

사심없는 마음으로 가을 들녘을 돌아 스치는 나무마다 인사하고

결 고운 코스모스 옆을 지날 때는 살금 살금 숨죽여 지나다가

넓고 넓은 논을 지나칠적 힘껏 달려나가 황금 물결 쳐보고 싶었습니다.

 

 

그들과 친구하고 싶었습니다.

 

저녘 햇살 받고 있는 작은 시내 옆 물가에 혼자 선 강아지풀과 어울리고

시골의 들녘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방인같이 멀거니 서있는 키 큰 글라디올로스에게도 아는척을 해주고 

누구보다도 고마운 내 아버지 산소 옆에 피어 있던 할미꽃에게도 인사를 해야겠습니다.  

 

황금들녘 한없이 여유로운 참새떼들에게 물어보아야겠습니다.

너희 아기 참새들은 언제쯤 엄마 곁을 떠나는지..

떠나 보낼 때 가슴 아프지 않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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