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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들 /1

쥬스가 없다면 ..

아이가 쥬스를 너무도 먹고 싶어할 때 ..

사다 놓은 쥬스가 없다면 ..

시원한 설탕물이라도 먹여야 했다.. 

 

아이의 몸은 쥬스를 요구하고 있었는지 몰라도

아이의 마음은 시원하고 달달한 물이라도 기꺼이 건네주는 부모가 필요했던 것 같다..

 

아이에겐 시원하고 달달한 물을 건네는 부모의 마음이면 충분한 거였다..

 

아이에겐 긴긴 인생의 행복을 위한 길을 끝없이 제시하는 네비게이션 보다

자신의 괴로움에 즉각 귀를 열고 

자신의 작은 기쁨과 바램 ..

그리고 작은 현재의 행복을 위해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는 

부모의 마음이 더 절실하게 필요했던 것 같다..

 

그래..

일 년에 한번 생일상을 차리기 위해

밥하고 김치만 먹일 필요는 없는 거였다..

그 생일날에도 평소 먹는 양 이상의 음식은 별 의미가 없는 거니까..

평소에 밥상에서 작은 기쁨과 감사를 누리고 살게 하다가

생일날 평소 좋아하는 사과 한 알을 건네면 될 일이었다..

 

행복도 키워지는 나무와 같았다..

작은 행복도 누리는 데 익숙한 사람이 큰 행복도 누릴 수 있는 거였다.

행복을 느끼는데 익숙한 사람은 굉장한 행복을 찾아 나서는 모험을 하지 않는다.

그 행복이란 지금 사는 생활 주변에서 찾아 누릴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으니까 ..

 

그 행복의 씨앗인 작은 행복을 누려보지 못한 사람들이

행복이란 환상의 무지개를 찾아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는 모험을 하는 거였다.. 

 

오늘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면서 그랬다..

우리의 시작은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께 있고 그 하나님의 뜻이 행복하게 살으라는 것이었기에

우리는 행복하지 않으면 괴로워져 불행을 느끼는 것일 것이라고..

불행이란 행복하지 않는 것.. 그 이상 아무 것도 아니라고 ..

개인의 행복은 일반적인 사회의 통념으로 꼴 지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기에

성공이라는 잣대의 그 통념과 인식의 잣대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것이

우리가 찾는 행복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

 

미안하다고 했다..

일상에서 네가 누려야 할 작은 행복과 기쁨들에 너무 무심했었노라고..

 

아이는 그런 나에게 일상의 작은 행복을 선물했다..

 

우리 엄마가 내 엄마라서 정말 다행이고 .. 그 사실에 정말 감사하다는 ..  말과 ...

그리고 예전처럼 밝은 미소를 지으며 뒤돌아 건강하게 걸어가는 ..   뒷모습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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