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돌리는 순간
날아오는 화살이 보였다.
천천히 움직이는 내 몸을 따라
그 화살도 천천히 내 급소쪽으로 점점 다가왔다.
나는 설마 ..하며 슬로우 모션으로 점점 다가오는 화살을 그림처럼 보고 있었고
그 화살은 잔인하리 만큼 정확하게 내 급소에 박혔다.
통증이 느껴지더니 독은 내 급소중에 급소를 향해 빠른 속도로 파고드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헉..하며 더 이상의 말을 놓아버렸다..
아득해졌다..
화살은 내 딸애였다.
내 심장을 뚫은 화살촉은 내 딸애의 고통이었고
내 급소에서 나를 서서히 마비시켜가던 화살촉에 묻혀진 독은 내 아픔이었다..
나는 나를 마비시켜 오는 그 독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했고
내 심장에 꽂힌 화살 전체를 내 몸으로 인정하고
내 눈물로 그걸 녹여내야 했다..
그건 내가 소화해 내지 못하고 있던 세월을
다시 되새김질하여 소화해 내라는 하늘의 명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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