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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들

킬리만자로의 시 / 허만하 1. 눈 덮인 킬리만자로 서쪽 산정에 한 마리 표범이 얼어 죽어 있다 왜 그 높이까지 올라갔는지 아무도 모른다 아무도 모르는 표범이 그 곳에 있다 2. 그가 찾았던 것은 외로움이었다 그가 찼았던 것은 배고픔이었다 5900미터의 외로움 5900미터의 배고픔 눈부신 킬리만자로의 절망 최후의 노을은 격렬했.. 더보기
한 마리 매미가 우는 것은 / 허만하 한 그루 나무의 깊이에 숲이 깨어나듯, 한 주먹 흙의 깊이에 매미가 깨어난다. 한 마리 매미가 우는 것은 매미 안에 가득 차 있는 캄캄한 흙의 어둠이 눈부시게 소리지르는 일이다. 꼭지를 틀면 쏟아져 나오는 시원한 물줄기처럼 나무 잎새 그늘을 비집고 쏟아져 흐르는 매미의 울음소리. 지구에 사람.. 더보기
새 / 천상병 새 - 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가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 더보기
여백 / 도종환 여백 - 도종환 언덕위에 줄 지어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무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더보기
겨울바다 / 김남조 겨울바다 - 김남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은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버리고 허무의 불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늘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 더보기
잘 살아야 할, 또하나의 중요한 이유 ... 아.. 아버지, 우리 아버지 ... !!! 더보기
삶 / 장시하 삶의 우물에 추억의 두레박을 던지면 아무리 어렵고 힘든 사람에게도 멈추고 싶으리만큼 행복한 추억 하나 쯤 있을 것이다. 지나고 나면 오늘의 어려운 순간도 그저 추억일 뿐 가야할 길이 남아있는 그 순간까지 삶은 불행이라, 행복이라 단정 짓지 마라 불행이라 생각했던 그 길에 행복이 싹트기도 .. 더보기
방랑자 / 레프 톨스토이 영원을 생각하지 않는 이는 인생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이 그저 육체적 존재라면 그 죽음은 가여울 뿐이다. 하지만 인간이 영적 존재이고 일시적으로 육체에 머무르는 것이라면 죽음은 거쳐 지나가는 변화가 된다. 죽음을 기억하며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죽음을 생각한다는 뜻이 아니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