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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들 /1

자연에 있단다..

몸이 깨끗지 않으면 목욕을 하렴..

입에서 먹은 음식 냄새가 남아있거든 양치를 하렴.. 

마음이 일상에서 넘쳐난 거품으로 개운치 않거든 자연 속으로 들어가 햇빛으로 샤워를 하렴 ..

 

정상에 깃발을 꽂고 싶거든 작은 산이라도 올라 깃발을 꽂으렴

작은 산일지나 그곳엔 산바람이 있어 흐르는 땀을 식혀주고 가슴속에 투명한 솔바람을 넣어주겠지..

그리고 정상이란 꼭 높은 산의 정상만이 정상이 아니며

정상에서 느끼는 속트임은 다 똑같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줄게야..

산바람은 알고 있거든..

높고 낮음은 신작로에 발을 디딘 사람들에게나 의미가 있다는 것을 .. 

 

너 아니?

사람이 낸 모든 길 끝에는 자연이 있다는 걸 .. 

사람들은 착각을 하지 ..

사람이 낸 길을 떠나가기 전에 걷던 길이 자연 속이어서 

걷게 되는 길 끝에는 더 더 신비하고 아름다운 길이 끝없이 펼쳐져 있을 거라고 ..

 

그러나 그렇지 않아 ..

자연에 가까울수록 사람은 무한한 자연의 에너지를 품을 수 있기에

사람이 낸 길로 나아갈수록 더 그 자연의 에너지는 고갈되어 삭막해지는 법이거든..

그래서 사람이 낸 길 끝을 본 사람들은 그 즉시 자연으로 회귀하게 되어 있단다..

그 길의 끝을 보지 못한 사람들이 자연을 유치한 것으로 여기며

거기서 멀어진 만큼 자부심을 느끼며 더 더 내달리는 게지..

 

아이야..

알에서 깨고 나오너라 ..

너란 우주를 깨고 나오너라 ..

안에서 깨기 힘들거든 눈을 감아보렴 ..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책 기억나니?

캄캄한 우주에 떠 있는 파란 별 .. 지구

오대양 육대주가 있는 지구에 ..

극동 아시아 대륙 끝자락 작은 반도의 나라 ..

그 작은 반도의 나라 동남쪽 끝 ..

해운대라는 바다 앞에 살고 있는 빨간 작은 물고기 ..

 

너를 대단하게 생각지 마라..

그저 한 철 피었다 사라져 가는 들꽃 한 송이일 뿐이다 ..

그러나 그렇다고 너무 우습게도 생각지 마라..

이 무한한 우주를 품은 자연도 네 생명이 있을 때 가치가 있는 것이니까 ..

그래서 주변과 화합하여 자연의 순리대로 

한 날에 수고로움과 한 날에 담기는 기쁨과 행복으로 족하게 여기며 살기를 바래 ..

자신을 자연 속에 또 하나의 자연으로 여기며 그 자연 속에서 건강한 자연의 한 조각으로 살기를 바래 .. 

 

오늘 아침에 네 몸 상태에 편을 들어주기 보다

네가 속한 사회에서 요구하는 자리에서 널 채근하고 야단쳐서 억지로 그 사회 속으로 밀어 넣은 것은

엄마가 생각하는 최선의 길이었다..

사실 네 몸상태는 네 성적 욕심이 채워지지 않은 데서 기인된 것이라고 판단되었기에

선택한 나름 최선의 사랑의 방법이었단다 ..

 

몸이 정신의 상전이 되기보다

정신이 몸의 상전이 되어야 사람이 진정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거란다 ..

 

 

 

그래도 널 그렇게 학교 보내고 나니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

용서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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