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문 앞에서 낙시질 하던 미키 ..
내 그럴 줄 알았다..
9년 하고도 4개월을 살았으니
사람 나이로 치면 환갑을 넘은 나이라
싸움 붙어서 진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영광의 기억만 가지고
그만 끝내라 그렇게 알려줬건만 ..
내가 잠깐 나간 사이에
약국 문 앞에서 낙시질 하다가
꼭 저만한 젊은 개한테 당했단다..
수치스럽게 물리지는 않았지만
놀래서 뒷걸음 치다가 한쪽 다리가 마비가 온 탓에
그만 깨갱갱거리고 말았다 한다..
더 수치스러운 사실은
상대방 녀석이 도리어 우리 미키가 이상타 싶었는지
들어와서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
저도 문 기억이 없는데
상대가 아프다고 주저앉아 신음소리를 내니
아무리 동물이라지만 이상했나 보았다..
오늘 그 사건 이후로 우리 미키는 약국 주변 사람들에게
깨갱갱이라는 새 이름으로 불리워졌다..
망신살이 뻗친 불쌍한 미키 ..
지웅이 따라다니며 무리하게 산행을 한다 싶었을 때 왔던 뒷다리 근육경련이
왜 자꾸 한 번씩 찾아 오는 걸까?
마그네슘 결핍일까?
미키는 이제 늙어가는가 보다..
나보다 더 먼저 늙어가는가 보다 ..
어린 것이 ..
이제는 낙시질 절대 못하게 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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