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날 친정에 들렀다 오는 밤길은 언제나 그렇듯 기분이 너무 너무 좋다.
돌아와서 미처 전화를 하지 않으면 도착은 잘 했느냐는 확인 전화가 꼭 온다.
내 운전 경력이 얼마나 되는데 ...
어제 더더욱 기뻣던 것은 서울 오빠네 식구들 때문이다.
복잡한 소문들이 들려 걱정스럽고 속상하기도 하여 일부러 외면하고 있었는데
원만한 상태로 회복된 모습을 보니 하늘을 날 것처럼 기뻣다.
서울 올라가는 올케 언니를 다독거리는 어머니의 고운 눈가엔 고마움과 위로와 격려의 눈물이
스미는 것을 보면서, 친정 어머니의 존재는 우리 가족에게 큰 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에 붕대를 감고 계셨지만 손 아끼지 않고 며느리들과 함께 상을 차리시는 정성을 대하면서
하늘 아래 이런 귀한 대접은 없다는 생각으로 행복해졌다.
언니와 몸이 달라져 가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럼 나이 오십을 바라보는데 안 그럴려구..."라 대꾸하는 언니의 말에 놀라시는 우리 어머니.
"너희가 벌써 오십 이야기를 하나? 아까워서 어쩌누. 내 생각엔 많이 들어도 서른 댓 정도 같은데..."
우리의 마음은 어머니 연세를 계산하고 있었다.
내 사랑하는 가족들 모두 세월의 흔적들을 피해가면 좋겠지만 그것은 바램일 뿐,
기회가 있을 때 모두 모두에게 잘 해드려야 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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