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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1/5

몇 날 몇 일 열심히 달려와 정착한 곳에서...

이전 카페에 머물고 있을 때, 어떤 글이 올라왔었다.

 

"내 사랑 우리 마을"이란 제목의 글이었다.

 

나는 평소에 그 글을 쓰신 첫열매님에게 개인적으로 믿음과 신뢰를 두고 있었던 이유도 있었고

그 글이 그리 가벼운 내용의 글이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기에. 그 글을 신중하게 여러 차례 읽었다.

 

하지만 증인 조직을 떠난 우리 형제들이 부담스러워 할 것이 분명하기에 어떤 반응들이 나올련지 걱정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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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기에 절하기도 하고 성서를 펴놓고 토론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는 자기 말이 옳다고 싸우기도 하는 것이었다.


    “ 저건 증인들의 모습하고 너무 같지 않은가?”
    나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얘들아 그건 워치타워의 모습이야 너희는 그런 행동을 따라 해서는 안 돼
    그렇게 고생해서 워치타워를 빠져나왔는데 옛날과 똑같은 행동을 하면 안 돼
    이젠 너희를 구속할 것은 아무것도 없어 자유롭게 훨훨 날아서 하나님께로 가야돼“


    내가 힘껏 소리를 질렀지만 거리가 멀어서인지 아이들이 게임에 열중해서인지 
    아무도 내 말에 주의를 돌리는 아이는 없었다.
    메아리만 앞산에서 들려올 뿐이었다.


    문득 앞산이 조금 이상하다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마을 앞쪽에 높게 솟아있는 언덕은 산이 아니라 울타리였다.
    그 위쪽을 보니 파수대가 있는 것이 보였다.
    “아니 그러면 저기가 워치타워?”

 

    온 몸의 기가 한번에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저 가증스러운 곳을 힘들게 빠져나와 기껏 도망친다고 몇 날 몇 일을 열심히 달려
    정착한곳이 이 곳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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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차례 이 글을 읽고 난 솔직히 큰 충격을 받았다.  

 

몸만 나왔을 뿐, 조직에 의해 오염된 사상들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겠다고 하는  우리 모두의 자기 열심들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조직에 몸 담아 있다가 나왔기에 주입된 사상이 같았고 현재의 입장이 비슷하니 추구하는 바도 같았을 뿐인 것을,

그 무형의 존재에 가치를 두어, 울타리를 두르고 또 그 안에 안주하는 우리들의 마을이 보였다.

앞서 글에서처럼 워치타워 울타리에서 크게 벗어나지도 못한 곳에서 말이다.

  

연도문제, 피문제, 신권조직이 아닌 인간조직 적은 무리,라는 큰 타이틀 말고는 증인 조직에서 배운 성서 이해의 방향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같은 상태에서,

서로 가진 성서의 이해가 같다는 당연한 사실에 서로 놀라고, 추구하는 방향이 서로 같아서 그 일이야말로 진리를 밝히는 일이라 서로 확신하며, 그 사실들로 우린 진정한 형제라는 울타리를 치고 있는

우리네 모습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것이 진리에 속해 형제를 진정 사랑하는 그런 것과는 다른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이전 카페에서 마지막에 보여 준 운영자들의 마찰 속에서 극렬하게 보여 주었다.  

 

'내 사랑 우리 마을'을 읽고 나의 그 당시 상태에 대해 정직하게 살펴보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과연 진리에 속한 것인가에 대한 고찰에 촛점을 맞추지 않고,

우리라 할 수 있는 형제들과의 다른 이견이 없음만을 가지고,

우리의 견해와 다른 이들의 의견을 판단하고 배척하는 우리의 무모함에 정말이지 다리 힘이 풀리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 당시 나는 나의 자기 열심에 대한 깊은 상념에 빠지게 되었다. 

 

솔직히 난 적어도 나의 것에서, 그 어떠한 것도 선한 것 완전한 것이 없음을 스스로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주장을 내세울 만한 가치있는 것이 없다는 것과,

그 열심에 대해서도 온전한 하나님에 대한 사랑만이라고 고백할 수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수의 영'이라는 용어, '내 안에 예수님이 계신다'는 표현만 나오면 안티색을 내며

오염된 사상을 가지고 들어오는 것처럼 예민해 하던 나의 예전 모습들이 생각나면서

날카로운 글로 리플을 달았던 몇몇분들께 부끄럽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신약 성경에 분명히 언급되어 있으나 우리에게 생소한 용어와 생소한 성서 이해는,

워치타워 조직에서 내려오는 영적 양식이 아니었을 뿐이었다.

조직을 나왔지만, 조직에 의해 내려오는 영적 양식에 입맛이 길들여진 이들에겐 여전히

배척받게 되는 용어였고 생소한 성서 이해였다.   

 

하지만 나는 분명하게 알게되었다.

성서의 주제는 구원이라는 것을... 

 

워치타워 조직에서 하나님의 영적 양식이라 내어주는 영적 양식 안에,

구원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구원을 주시기 위한 하나님과 예수님의 사랑에 찬 마련들과 사랑에 촛점이 맞춰지지 않고,    

적은 무리니 큰 무리니, 하늘 반열이니 땅의 반열이니. 하늘에서 살 사람들이니 지상 낙원에서 영원히 살 사람들이니라는 저급한 선물에만 촛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과 그 사랑 안에서 하나되어  건강하게 태어날 하나님의 영광스런 아들들의 출현을 

원초적으로 막으려는 악한 영의 계산된 방법이라는 생각에까지 생각이 미치게 되었다.

 

이 조직이 하나님에 의한 신권조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우리 형제들은 그 어떠한 일보다

워치타워로부터 정신적으로 해방하는 것이 급선무라 확신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에 대한 나의 열심이 하나님에 대한 사랑보다 앞서게 되어 

결국 자기 열심에 그친 초라한 결과를 우리 모두의 눈으로 확인하게 되던지,

하나님과 예수님의 그 큰 사랑을 느껴보지도 못한채 세상으로 떠내려가게 될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아주 소중하게 여기는 보물같은 크리스탈 조각품을 사랑한다는 것이

어린 아이들처럼 자신의 손 때로 얼룩을 죄다 묻혀놓는,

그런 원치 않는 상황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 깨끗하고도 소중한 존재를 다루기 전에 우리의 손을 씻어 정결하게 하고,

그래도 사람의 지문이 생길지 몰라 조심스런 마음으로 장갑을 끼고 다루는 조심성이야말로,

그 존재를 진정 귀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의 태도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듣고 받아들이기에는 속 쓰린 이야기라 할지라도

그 말이 정직하게 생각해서 옳은 이야기라면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생각한다.

 

앞서 부분적으로 올렸던 첫열매님의 한 편의 글은 나에게 정직하게 스스로를 바라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으며, 진리에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의 문을 열어준 계기가 되어 준 소중한 글이었다.

 

조직을 나오고 이 조직이 거짓 조직임을 알리는데에만 열을 올리고 있던 나에게

나의 현실을 바로 알려준 거울이 되어주었던 글이었다.

 

첫열매님께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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