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겁장이인가 봅니다.
오늘도 눈을 맞출 수가 없었습니다.
아직 그분들의 외면에 저가 받을 상처가 두려운가 봅니다.
제 눈에 너무도 익숙한 옷을 입고 가방을 가지고 봉사 다니시는 증인 형제들을 향하여
눈의 촛점을 순간 피하고서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공손히 머리 숙이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그분들의 열심에 갑자기 목이 메어졌지만,
저는 이내 이 작은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이곳 카페의 글들이 간접적으로나마 사랑했던 우리 형제 자매들의 귀에 들어갈 수 있도록
이 카페에 작은 벽돌하나 붙이는 일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바위에 계란 던지는 것과 같은 것을 알기 때문인지
저의 겁 많음인지 판가름 되지 않는 혼탁한 생각을 가지고 말입니다.
단 한가지 분명한 것은 아직도 그분들에 대한 애정은 식지 않고 그대로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언제가 되더라도 저의 그분들에 향한 따뜻한 사랑이 전해졌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저는 요즘 큰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저의 사랑이라는 나무의 둥치를 키워야 하는 성장통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둥치를 키우는 일은 나이테를 더 늘리는 것과 같아서
이제껏 있던 나의 둥치의 틀을 포기해야만 가능한 일이기에
이 일은 하나님의 사랑을 바라보며 자신을 부인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자기를 부인해야 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틀을 만들고 그 틀 속에서 자유함과 안정감을 누리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로지 사랑의 모본을 남기셨던 예수님의 폭 넓고 자기 희생적인 사랑을 바라보며
차가운 바람과 자연에서 날아오는 온갖 자연스러운 존재들의 바람을 직접적으로 맞으며
새로 시작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사고의 틀에 힘을 빼니 너무도 허탈하게 그 틀이 비워졌습니다.
틀이란 것은 본디 자신의 애착이었던 것을 깨닫습니다.
아픔이 남았지만 그 아픔은 내일의 아름드리 나무를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일 것입니다.
저의 한발의 둥치 넓히기는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란 생각을 하니
장성하여 더이상 둥치를 키울 수 없는 나무가 될 때까지 쉼은 없으리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유일하게 위로되는 것은 우리 예수님의 지상 생애를 생각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스스로 다짐해봅니다.
자신이 만든 사고의 틀 안에 거주하는 안온함에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진리를 얻기까지...
그리고,
" 너희의 거할 처소를 마련하고 다시 오겠다"라 하신 그 약속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기다릴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아름드리 나무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이 지나왔던 자연을 닮은 아름다운 순종과
아름다운 희생이 느껴질 것 같습니다.
그들이 존경스러울 것입니다.
그리고 저 역시 아름드리 나무가 되기까지 최대한의 겸손과 순종을 가지고
저의 애착의 틀로 영적 장성이 방해받지 않도록 우리 주님께 도와주실 것을 간구드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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