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저는 누구예요?
저는 제가 물고기 같아요.
제가 스쳐왔던 시간이 꼭 매번 새롭게 만나는 바닷물을 스치는 것 같아서예요
하나님. 근데 저는 왜 다른 물고기와 다르지요?
다른 애들은 떼로 무리지어 움직이며, 무리라는 울타리가 보호가 되어주고 외롭지 않게 해주어
그 무리 안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그 무리에서 떠나질 않고 사는데
저는 대체 무슨 종이기에
무리 속에 살 지 않고 혼자 이리 저리 다니는 것이죠?
하나님께서는 알고 계시나요?
연어는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향한다고
남들 같지 않게 다닌다 치더라도
저는 제가 태어난 곳은 모르지만 가야할 곳을 아는 저는 무슨 물고기예요?
저를 닮은 물고기가 없어요.
닮은 물고기 같아 따라가다 보면 저를 피해 해초가 많은 곳만 다녀
그도 저도 피곤할 뿐
제가 따라가야 할 물고기는 아니예요.
하나님. 저는 누구예요?
다른 물고기처럼 무리 안에만 있으면 아무 생각 없이 그 자체가 삶이되는
그런 물고기처럼 저는 왜 그렇게 살아지지 않는거죠?
딱히 가야하는 방향을 모르지만 목적지만 알고 있는 저는 누구죠?
하나님. 제가 왜이러지요?
요즘, 제가 아픈가 봅니다.
하나님. 사랑이 가득 담긴 당신의 눈길 한번만 스쳐주세요.
평형감각에 문제가 생긴 것처럼
마음은 앞으로 나가는데 밑으로 내려가고 있고
오른쪽으로 가려하면 위로 올라가고 있고
목적지는 아는데
지금 있는 곳도 모르겠고
어느 해협을 지나야 하는 지도 모르겠고
평형감각을 잃은 물고기로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답니다.
잠시만, 잠깐만 당신의 따뜻하고 힘있는 손으로 이 물살을 막아 주세요.
제가 정신을 가다듬고 숨을 고를 틈을 마련하게요.
그리고 있다가
예전처럼 다시 또 여쭐께요.
제가 누구냐고, 저는 무슨 종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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