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로에게 밥 사주려고 나갔더니
그녀석은 그녀석 나름의 생각으로 어떤 만남을 주선한 것이었다.
여증에서 제명 당한 한 청년..
모태 여증 .. 카페를 통해 여증의 실체를 파악한 후 ..
신천지 교인인 것을 속이고 접근하여 신천지 교리를 조금씩 주입해 오고 있던
그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버려 신천지 교인이 되어버린 청년 ..
탈증인되어 홀로 신앙하고 있는 나를 나름의 사랑의 방식이라 믿고
나에게 신천지를 소개하러 나온 청년 ..
살아있는 눈동자가 아니고 관념에 사로잡혀
관념이 내는 에너지로 핑핑 돌고있는 그 청년의 눈동자를 보고 있자니
내 눈에선 눈물이 스미지만 내 속에선 미슥거림이 올라왔다.
공존하는 내 안에 두 감정..
깊은 연민과 무력감에 휘둘려 내 말은 헛바퀴를 돌기 시작했다.
청년은 또다른 컬트종교에 철저히 희생되어 있었다.
인간의 심장이 아닌 조직의 심장으로 숨을 쉬고 있는 것 같았다.
컬트 종교에서 나오자 마자 바로 또다른 컬트에 잡아먹힌 상태에 청년 ..
차라리 종교와 무관한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랐더라면
더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해져왔다.
용로에게서 톡이 왔다.
"누나 오늘 멋진 시간이었어요.."
각자의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나와
함께 재밌게 놀다 헤어진 아이의 즐거운 비명같이 들렸다.
지질이도 못난, 아프기만한 내 피붙이를 만나고 온 것 같은 무거운 내 마음도 모르고
그런 자리를 자주 만들자는 용로 ..
용로에게는 저절로 따뜻한 마음이 열리는데
십 분만 같이 있어도 기가 차서 한숨이 난다.
영혼이 맑아 정말 순도 높은 원석같은 아이..
그 아이
깨끗한 발과
투명하게 맑은 눈으로
무슨 일을 어떻게 하며 어떻게 돈은 벌어 먹고 사는지
나는 도저히 상상이 안 가는데..
말간 얼굴로 한번씩 유령처럼 나타나는
현실이 기적스럽다.
겨울 아침에 한번씩 보이는 참새나
오후에 주차장 주변으로 휙 지나가는 길고양이 볼 때
쟤네는 어디서 자고 뭘 먹고 사나 싶은,
그런 동일한 느낌의 걱정이 든다.
그녀석들을 보고와선 머릿속이 실타래 엉킨 것처럼 복잡하고
우울하고 무력감에 힘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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