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1/나의 일상

별 하나

깊은 밤, 깊은 산속

생각과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의 죽음같이 쏟아지는 졸음

두려움

헛갈리는 길



난 무언가를 계속 말 했는데 말을 하지 않으면 너무 무서워서 그랬던 것 같다.

"너무 졸려서 길을 찾을 수 없어. 내려가는 길이 이쪽이야 저쪽이야?"

"아 그래 발은 이길을 향하고 있지만 내 생각은 저쪽 길 같았어"

"언니..  콩나물국 어떻게 하면 맛있게 끓여?"

언니! 란 호칭이 자연스럽게 나왔고 이제부턴 계속 그렇게 부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인생에 숙제 하나를 내려놓을 것 같았다.

"콩나물국은 뽀듯하게 물 잡아야 돼"

"현정이 현주 그렇게 끓여줬어"

새벽 세 네시가 된 것 같았다.

캄캄해서 조금 무서웠지만 그래도 현정이 어머니를 모셔다 드리고 가야 할 것 같아서

"내가 데려다 주고 갈래" 그랬고 평상시라면 절대 있을 수 없게도

순순히 현정이 어머니는 나로 사시는 아파트 가까이까지 함께 가게 하셨다.

언덕에 이르러서는

언제나처럼 "나 갈께" 손을 흔들고 몇 걸음 걷다 다시 돌아보니 계속 손을 흔들고 계셨다.

나도 손을 흔들고 .. 그러기를 몇 번

골목길을 돌아 안 보일 때까지 우린 서로 어서 가라며 손을 흔들었다.


내 가슴엔 서류봉투 여러 개가 삐쭉빼쭉 안겨 있었는데

내 손으로 모두어 다시 품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는 그중에 하나라도 흘려버릴 것 같아서

손에 힘을 주고 가슴에 그 서류봉투들을 붙이며 걷고 있었다.


실제처럼 선명한 언니의 모습

함께 있으면 숨쉬는 것처럼 익숙하게 편하고 따뜻한 그분의 모습을

영화 필름처럼 남겨두고 싶어 글로 남겨둔다.


*** 언닌 내 인생에 붙여진 금색 별 하나다.









 

 


'살아가는 이야기1 > 나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 우리 엄마..  (0) 2018.10.22
이게 내 믿음 안에서의 새창조 과정이라면 좋겠다.   (0) 2018.07.29
1.  (0) 2018.01.11
사랑이란 에너지   (0) 2017.09.06
신기한 우물  (0) 2016.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