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깊은 산속
생각과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의 죽음같이 쏟아지는 졸음
두려움
헛갈리는 길
난 무언가를 계속 말 했는데 말을 하지 않으면 너무 무서워서 그랬던 것 같다.
"너무 졸려서 길을 찾을 수 없어. 내려가는 길이 이쪽이야 저쪽이야?"
"아 그래 발은 이길을 향하고 있지만 내 생각은 저쪽 길 같았어"
"언니.. 콩나물국 어떻게 하면 맛있게 끓여?"
언니! 란 호칭이 자연스럽게 나왔고 이제부턴 계속 그렇게 부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인생에 숙제 하나를 내려놓을 것 같았다.
"콩나물국은 뽀듯하게 물 잡아야 돼"
"현정이 현주 그렇게 끓여줬어"
새벽 세 네시가 된 것 같았다.
캄캄해서 조금 무서웠지만 그래도 현정이 어머니를 모셔다 드리고 가야 할 것 같아서
"내가 데려다 주고 갈래" 그랬고 평상시라면 절대 있을 수 없게도
순순히 현정이 어머니는 나로 사시는 아파트 가까이까지 함께 가게 하셨다.
언덕에 이르러서는
언제나처럼 "나 갈께" 손을 흔들고 몇 걸음 걷다 다시 돌아보니 계속 손을 흔들고 계셨다.
나도 손을 흔들고 .. 그러기를 몇 번
골목길을 돌아 안 보일 때까지 우린 서로 어서 가라며 손을 흔들었다.
내 가슴엔 서류봉투 여러 개가 삐쭉빼쭉 안겨 있었는데
내 손으로 모두어 다시 품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는 그중에 하나라도 흘려버릴 것 같아서
손에 힘을 주고 가슴에 그 서류봉투들을 붙이며 걷고 있었다.
실제처럼 선명한 언니의 모습
함께 있으면 숨쉬는 것처럼 익숙하게 편하고 따뜻한 그분의 모습을
영화 필름처럼 남겨두고 싶어 글로 남겨둔다.
*** 언닌 내 인생에 붙여진 금색 별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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