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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들 /1

내딛는 걸음에 ..

내 앞에
내 앞에는
아무도, 아무것도 없다.

설맹되어 버린 내 앞에
혹시 누군가 있다 하더라도 볼 수 없으니
내겐 있어도 없는 것과 같다.

내 믿음속에서만 존재하는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칠천 명..

그들도 나처럼
붉은 핏줄 너머로 감지되는 본능의 빛을 향하여
그렇게 혼자 걸어가고 있을까 ..

설맹 중에
육감은 더 예민해지나
그로인한 관념이 덫이 될 것이 뻔하니
눈사람 선 채로 꿈을 꾸듯
그리 가야 하는 길 ..

자석에 끌리듯
걸음이 나의 주인이 되고 나는 눈사람처럼
생명됨의 온기만을 감지하며
묵묵히 걸어 갈 뿐이다.

나는 종이고
자석에 이끌리듯 걷는 걸음이
나의 주인이다.

나는 거짓되어
모든 일에 스스로 의욕을 잃어버렸으나
나의 정직한 바램만이
남은 생명을 다독거리고 부축하며
걸어가고 있는 길 ..

나에게 있어
이 걸음은
내 생명의 최선이요
어떤 면에서는 불가항력적인 길이었노라며
스스로에게 백기를 든다..

"이 길은
나의 양심에 최선이었노라.."
하늘과 땅 앞에 고백하며
내딛는 걸음에
내 남은 힘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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