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이 났다.
잴 수 없는 막연하고도 형태없는 무게감이 엄습하면서
나를 점점 코너로 몰기 시작했다.
나의 행동반경은 그에 비례하여 좁아졌다.
난 어린애들처럼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무서워서 그랬다.
실제 무게감의 주체가 달려와 위로를 해 주었지만
나와 전혀 무관한 별개의 인생이었다.
나의 두려움을 조금도 덜어줄 마음은 없었다.
허공에 두고 있는 두 발
중력이 작용하지 않는 캄캄한 우주에 서 있는 것 같았다.
정신을 차려야겠다 싶어, 눈을 가만히 감고 생각해 보았다.
나를 이런 혼돈과 두려움 속에 가두어버린 생각과 마음은 어떤 것일까? 하고 ..
작은 새들이 떼로 몰려와 지저대길개 창가에 나가보았다.
순간 어설픈 새 하나가 닫혀진 유리창 쪽에 살짝 툭 부딪치더니
정신을 고르려는지 닫혀진 유리창 앞에서 한참을 앉아있다가 날아가버렸다.
예쁜 여러 색을 두른 아주 작은 새였다.
한참을 울다가
같은 소리를 내는 다른 새들 틈으로 다시 날아가버렸고
나는 그 새가 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하늘을 보고 있었다.
하늘 .. 하늘로 ...
그래 그녀석은 하늘의 품속으로 날아들어가 버렸다..
난 날개가 없어 그녀석을 따라나설 수 없었다.
나에겐 허공에 두고 있는 두 발밖엔 없었으니까..
어렸을 땐, 이런 것도 이유라고 다시 훌쩍거리며 울었을텐데
난 이제 그런 것으로 더이상 눈물이 나지는 않을 나이가 되어버렸다.
어쩌면 그 사실이 더 울어야 할 일인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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