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박복하게 살다가
하늘에서 터지는 한 방의 폭죽처럼 잠깐의 행복을 누리다
추락하는 재가 되어 죽은
내 사촌 오빠가 생전에 하던 말이 생각났다..
"난 모두 잠들어버린 밤이 무서워 ..
그땐 진짜 내가 혼자라는 생각이 들어서야 ..
그 시간엔 저들과 나는 각각의 몸이라는 거 ..
그들과 함께 계속 살 수 없는 좁힐 수 없는 강 너머에 내가 살고 있다는 것을
그 시간이 잔인하게 나에게 확인시켜 주는 시간 같애..
아직은 함께 살고 있지만 ..
나는 그들과는 다른 세계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그 시간이 알려주고 있어.
"난 아직 살아있어.."라고 발악하듯 방방마다 불을 다 켜고 다니지..
"난 아직 밝은 곳에 살아야 하는 살아있는 사람이야.."라고 소리도 치지..
"근데 지영아! 눈을 감으면 난 칠흙같은 어둠의 세계로 빨려들어가는 거 같애..
죽음이 나를 끌고가는 거 같애..
그래서 난 밤에도 억지로 눈을 뜨고 있어..
눈을 감으면 죽음이 나를 데려갈 것 같아서 .."
갑자기 죽은 불쌍한 내 사촌이 보고싶다..
내일 올케에게 전화를 넣어 밥이라도 한번 같이 먹자고 해야겠다.
나 혼자 잠이 깨어 멀뚱멀뚱 앉아
즐겨찾기 해 놓은 내가 좋아하는 이들의 방방마다 기웃거리다가
내일 아침에 먹을 콩나물국이나 끓여놓을까라는 내 안에 나의 제안에
"새벽 두시에 무슨 청승? "이냐고 또 다른 내가 빈정거리고
"그것도 관념의 포로 생각이다..밤에는 자야하고 쉬어야 한다는 .."이란 말로 맞받아친다.
이그.. 늘 그렇게 다투고 산다..
서로 달라도 너무 다른 여러 얼굴을 함께 가진 나의 전쟁터 ..
잠이 안 와도 내일을 위해 자야지..라는 비교적 온유한 의견을 내는 쪽에
힘을 실어 ..
난 다시 누우려 한다..
난 죽음과는 아직 관련이 없어서인지 이 시간이 무서웁지는 않다..
아 .. 불쌍한 내 사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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