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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1/5

회복해야 할 사랑

내 화두는 늘 사랑이었다.

 

늘 사랑타령이니

내 주변 조차도 그러려니 한다.

 

어렸을 적부터

난 두 개의 도화지를 가지고 있었다.

 

내 평생을 통해 그릴 그림 두 장 ..

 

하나는 내 하나님에 대한 그림이고

다른 하나는 완전한 내 사랑에 대한 그림이었다.

 

친구들은 사랑에 대한 그림을 일찍부터도 그려댔었다.

나는 그 가벼웁고 허접한 걸 그림이라고 그리냐는 듯이

그들을 비웃었고 ..

그들은 ..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고고한 사랑의 밑그림을

마음 속에 그리며

실제 도화지는 때가 탈까 돌돌 말아 끼고 다니는 나를

꿈꾸는 소녀라고 비웃었다.

 

세월은 정말 강같이 흘렀다.

잠시도 멈추지 않고 ..

꽁꽁 얼어붙는 겨울에도 강물은 흘렀다.

 

여전히 철없는 것이 벌써 나이 오십을 바라본다고

나를 낳으신 내 어머니가 그랬다.

 

나의 끈질김은 그 때의 도화지를 놓지 않고

여전히 끼고 다닌다.

하지만 그 옛날의 그 하얀 도화지는 아니다..

 

내가 소유한 도화지는 문방구에서 흔하게 돈 주고 사는

그런 도화지가 아니었다. 

 

나의 하나님 되시는 나의 창조주로부터 부여받은

내 생명의 모든 가치가 담기어

완성될 내 사랑의 그림이 그려질 바탕화면이었다. 

 

마흔을 넘어서면서 그때서야 겨우

나를 사랑으로 지으시고 사랑으로 회복시키셨으며

당신의 눈동자처럼 여기시는 그분의 사랑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고 ..

예수께 속한 구원이 내 심장에 자리잡았다.

 

마흔을 넘어서면서 그때서야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의 한계가 어디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나는 하와의 자손이었다.

아무리 몸부림 쳐봐도 

나는 내 즐거움 안에서의 사랑밖에 할 수가 없었다.

절망했다. 통곡했다. 그리고 포기했다..

내가 줄 수 없으니 바랄 수도 없는 노릇아니겠는가..

 

옛날 철없던 내 친구의 판단대로 

난 영원히 꿈을 깨지 못하는 소녀일 뿐이라고 탄식했다.

정말 사람에게서는 아름다운 사랑을 기대할 수 없는가 보다며

흩어지는 눈빛으로 허탈하게 웃었다..  

 

아무리 사랑의 감정이 크게 다가와도 

나에게 내가 원하는 크기 색깔 온도가 맞지 않는 사랑은 떠나보내는 나였으니까..

지적이지 않으면 속되다 하고 .. 너무 지적이면 심장이 차갑다고 .. 외면했던 나였으니까.. 

 

몇 년이 지나 .. 요즈음 ..

내 평생 그려오던 두 그림이 하나로 겹쳐지는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두 그림이 겹쳐지면서 금색 칠을 한 글자가 드러났다.

 

'아가페' 

 

아가페란 글자였다. 

죄가 들어오고 죄의 삯인 사망의 굴레가 우리에게 씌워지는 순간에

우리가 잃어버리게 된 사랑.. 

죄성과 함께 자리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었다.

 

우린 하나님께 속한 완전한 사랑인 그 아가페를 잃어버리면서

우리의 창조주 하나님께도 우리들의 사랑스런 사랑들에게도 

완전한 사랑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자연스런 사랑의 교감이 시작되는 자리에

죄의 시작인 이기심의 작용으로 

완전한 사랑으로의 접근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 땅에서의 사랑이 그리 고달픈 이유는 ..

우리는 창조 때 이미 완전한 사랑을 소유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그 사랑을 갈망하게 되었던 것이고

현실은 그것이 불가능하게 나타났기에 그것을 갈망하는 자들에게는 

끝없는 갈증이 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그것을 갈구하는 이들에게 그 존재는

늘 닿을듯 닿을듯 하면서도 잡을 수 없는 신기루같은 것이 되어버렸고  ..

그것보다는 다른 것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겐 오히려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여졌던 것이다. 

 

난 끈질긴 아이 ..

아주 오래 전에 내 하나님께 받은 두 개의 도화지 ..

이미 각각의 그림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제 그 두 도화지를 포개어 

그 위에 드러난 아가페적인 사랑으로

이제부터 ..

하나의 그림을 그리려 한다..

 

예수의 죽음을

아담의 후손으로서의 나의 모든 죄에서의 죽음으로 삼아

예수의 부활로

새생명을 갖게 된 나의 심장에

모든 사랑에 있어서 완전한 모습으로 

나의 아픈 사랑의 이름들을 새길 것이다.

 

아가페적인 사랑만이
잃어버린 그리운 사랑도 다시 찾을 수 있게 하고 ..
몸은 야멸 차게 뒤 돌아서지만 가슴은 울고 있는 자신의 부조리를 해결해 줄 수 있게 하고 ..
살면서 품었던 모든 사랑이 별이 되어 심장에서 계속 보석처럼 빛나게 하여

많이 소유하여도 하늘의 별처럼 각자 자기 자리가 있어 아름답기만 하게 할 수 있게 하고 ..

어떤 별도 가두지 않아도 자기 자리에서 영원히 빛을 내는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예수를 통해서 하나님과 하나됨으로 

그분 자체이신 사랑이란 거대한 에너지 안에서 

내 사랑들이 모두 함께 완전한 사랑을 소유하게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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