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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1/나의 일상

우유

딸애는 수련회에 갔다와선 감기 기운이 있다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

약국을 마치고 들어온 나는 ..

책상 앞에 놓여있는 노트북을 끌어안고 앉았다.

 

몇 가지 남은 일과도 있건만 ..  모두 올스톱 시켜놓고 ..

꼼짝 않고 의자에 고양이처럼 앉아있는 폼이 ..

밥 먹기는 싫고 허기는 져서 움직이기가 싫어진 것이 틀림없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우유를 따끈하게 데워서 메이플 시럽을 넣어 달큰한 우유를 마시는 것이었다.  

역시 ..현명한 선택이었다.

아니 아주 게으른 이들에게 통하는 것이겠지만 ..

 

어릴적 생각이 났다.

서울에 막 올라왔을 적에 

아이들이 먹는 것이 부실하다고 판단하신 아버지가

남대문 시장에서 미제 우유가루를 사가지고 오셨었다.

 

그때부터 밥상을 물리기 직전에

따끈하고 달큰한 분유 한 사발씩 받아들고 좋아라 했었다.

숟가락으로 막 저으면 무지개색 거품이 생겼었는데

그 거품을 보고 뭐냐고 물었고

"그게 몸에 좋은 거야 .."라는 말을 듣곤 숟가락으로 그걸 먼저 떠 먹고

나머지는 마셨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몇 년 지나 ..

두껍고 작은 병에 종이 딱지로 막아 놓았던 서울우유가 나왔던 것 같다.

 

우유.. 그다지 부자가 아니었던 우리에게 우유는 풍요로움의 상징으로 다가왔었는데..

그 귀한 우유는 이제 냉장고에서 자신을 찾는 식구들의 손을 기다리고 있게 되었다.

 

.....

 

그래도 움직이기가 싫다.

오늘은 고양이 세수나 겨우 하고 자야겠다..

 

지금까지 ..

세수가 하기 싫어 ..

쓸데없는 글을 극적거리고 있는 것 같다 ..

 

아고 이제 나를 속일 더이상의 핑게거리는 없는 것 같다.

자야지 ..

 

 

 

                       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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