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흔적들 /1

어 ~ 제법이네..

ㅎㅎㅎ 

제법이다..

 

그리움.. 눈물 ..속수무책.. 난 너에게 .. 네 무관심에 난 .. 담벼락에 숨어 널 본다 .. 

 

내 딸아이의 일기장에 극적거려 놓은 시에 드러있는 표현이다.

 

중3 때 제 오빠친구에게 흠모의 마음을 몰래 가졌었나 보다 ..

 

벌써 이렇게 커버렸나 ..

 

딸애는 어쩌다 내 블로그에 써진 글을 보고 

"엄마 표현력 죽인다~"며 제 엄마를 행복하게 하더니 내가 보니 제 표현력이 훨 나은 것 같다.

 

사실 도끼눈을 뜨고 아일 나무랄 일이 있었다.

 

학원시간이 5시 15분까지인데 혹시나 싶어 집에 전화를 넣었더니

그때까지 집에 있는 거였다.

 

내 차로 데려다 주어도 10분은 늦을 시간인데..

저가 버스타고 간다고 하지 않았는가 말인다.    

 

급하게 아파트로 올라가서는 아예 도끼눈을 뜨고 기다리고 있었다.

 

부부가 직장에 매이는 집의 가장 문제가 바로 이런 상황이기에

이런 문제에 난 아주 예민해진다.

 

내가 아주 예민하고 날카로운 맹수가 될 때는 ..

사실 ..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내 능력 범위 밖의 일을 만났을 때 나타나는

두려움의 또다른 표현이다. 

그런 부분을 두고 내가 맹수의 기질이 다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실은 나랑 가장 오래 함께 살아온 남편도 잘 모른다. 

 

밤이 되고 ..

혹여나 아이가 상하지 않았나 싶어 걱정하면서 집으로 들어섰는데 

아이는 아무 일이 없었다는듯 밝은 모습으로 제 엄마를 반기었다.

 

내가 한 말에서는 어떤 후회도 남진 않지만 ..

감정적 표현에 문제가 있었다면 미안하다는 나의 고백에 

담백한 얼굴로 "아니 ..  내가 미안한 거지"라는 생각지도 않았던 고마운 답을 해주었다.

 

아주 고마운 답이었다..

하루의 우울함을 싹 날려주는 ..

 

아이는 화해의 몸짓으로 제 중3 때의 일기장에 써 놓은 여러편의 시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때까지 절대 보여주지 않던 자기만의 비밀을 보여줌으로써

잠시 잠깐 우리사이에 있었던  거리감을 좁히려는 그녀석의 마음이 얼마나 예쁜지 

그녀석에 쓴 시에 까무라질듯 놀라는 시늉을 하면서

앞으로 정말 멋진 사람과 정말 멋진 사랑을 해보라고 격려해주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고것 참 ..

그래서 중3때 눈이 풀려 먼 산을 보고 했구나 ..싶었다.

 

사랑도 사랑할 시기에 해야 저에게 득이될텐데 ..라며

걱정스러운 마음이 그림자처럼 남았다.

 

 

 

 

 

'흔적들 > 1'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냥 ..  (0) 2008.09.10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  (0) 2008.09.07
아이야..  (0) 2008.07.12
기억해 둘께  (0) 2008.07.03
그럼 난 하나님 손녀?  (0) 2008.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