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바보가 되었다.
몸에서 올라오는 열인지
끝없이 펼쳐진 뜨거운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인지
도대체 가름이 안되었다..
골이 흔들리니 머릿속에서는 있던 생각도 털어내려 하고
공허한 것을 못견뎌 하는 주인은
더운 날 열 받은 아스팔트 위에서 어른대며 올라오는 형체없는
허공 속 상념들을 붙잡고 놓치고를 반복하다가 지쳐 누워버렸다.
시체처럼 누웠다 유령처럼 움지기기를 몇 번 하니
한 것 없이 고달프기만한 하루도 그렇게 가버려 ..
밤은 어김없이 또 그렇게 소리없이 연기처럼 다가왔다..
터널 속 .. 텅 빈 작은 우주엔 달과 별이 떠오른다.
시작된 곳을 알 수 없는 시원한 바람이 내 얼굴을 스치더니
또 왔던 흔적도 남기지 않고 가는 방향도 알려주지 않고 사라져갔다.
몸은 염치없이..
그렇게 쉬고서도 또 쉬려는듯 스스로 눈거풀을 내려버린다.
몸은 연기처럼 풀려 허공에 풀어지더니
밤의 어둠과 하나되어 오늘이란 날의 막을 내리려 한다.
눈을 감고 생각해 본다..
얼마나 왔는지 .. 또 얼마나 가야 하는지..
가는 길에 또 어떤 시간들이 날 기다리고 있으려는지 ..
내일도 오늘처럼 ..
나무 한 그루 새 한 마리 보이지 않는
끝없이 펼쳐진 아스팔트 위에서 방향 잃고 두리번거리다가
더 이상 날지 못하고 길바닥에 아예 누워버린 잠자리 꼴이 되지나 않으려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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