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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4

부드러운 바람

저는 하루 하루 다른 새창조물입니다.

 

바람에 의해서 입니다.

 

그 바람은 저를 이리저리로 애워싸십니다.

아주 부드러운 바람결로 저를 스치십니다.

 

그 바람은 저를 저답게 만드십니다.

 

저가 저다움을 찾았다란란 표현은 

제가 진정으로 바라였지만 육신의 약함으로 무참히 무너지던 저의 모습을

부드러운 손길로 자연스럽게,

저의 진정하게 바라던 모습으로 다시 세워주셨다는 것을 의미함입니다.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그 일은 저의 피눈물 나는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었으며 

마음잡고 새 사람이 되려는 그런 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바람이 모래 언덕을 만들듯 자연스럽게 그리 세워지는 것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저는 본디 초라한 한 아이였습니다.

이 세상에 적응하기 어려운 여린 마음을 가졌으며

싸움은 커녕 흙먼지에 자신을 보호할 옷조차 없는 민달팽이였습니다. 

 

세상과 하나되어 함께 웃고 함께 울고 싶었지만  

물에 타 놓은 기름처럼 겉돌아 타지의 객처럼 모든 것이 낯설었습니다. 

 

그들의 웃음에 함께 웃어보았지만

제 마음속 진정한 기쁨의 웃음이 아니었기에 인형의 웃음과 같은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들의 슬픔에 따라 슬퍼하였지만

그 눈물은 제 마음 깊은 곳에 고여 그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눈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이 세상의 부적응아라고 생각하며 저의 모든 기쁨의 문을 닫아 걸고

이 땅에 존재하는 제 손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거름이 되려고 작정하였습니다. 

 

 

어느 날, 생소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무료하게 아무 생각없이 그 바람부는 쪽을 향해 시선을 두다가

제 눈가에 생기가 돌기 시작하였습니다. 

 

바람이 저를 약간씩 스치기 시작했습니다.

바울의 편지서들이 조금씩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에 모래 덮힌 석판의 글들이 바람에 의해서 조금씩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는 것처럼 말이지요.   

 

바람이 저를 약간씩 스치기 시작했습니다.

포기하여 닫아 두었던 심장에서 기쁨이 호흡을 시작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문자에 머물러 있던 믿음이 호흡을 시작하는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저 안에 있던 기쁨과 슬픔의 본질은 이 땅의 것이 아니었음을 발견하면서

저의 정체성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정체성은 하나님과 우리의 주이신 그분들의 땅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세상의 부적응아가 아니였습니다.  

저의 정체성은 이 땅이 아닌 하늘에 있었습니다.

 

바람이 그것을 알게 하여 주었습니다.

그 바람이 저를 모래 언덕으로 만들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 바람은 부드러웠으며

물리적인 힘이 아니면서도 그 보다 비교할 수 없는 다양한 힘으로 

 

저를 아프게하지 않으면서도 반듯하게 세우시며,

저를 야단치지 않으면서도 죄에서 벗어나게 하시며,

저에게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가슴에 새기셨습니다.

 

저는 그 바람을 성령이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