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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4

오래된 성

오랜 세월을 버텄는가 보다.

언덕 위 돌로 쌓은 집.

나무로 된 창문틀은 다 삭아 없어진지 이미 오래.

바람맞지 않는 구석은 고운 먼지로 눈처럼 쌓여있고

들어가는 문조차 무너져내려 아침 햇빛 그대로 걸어들어가는 곳.

 

오랜 세월을 버텼는가 보다.

언덕 위 돌로 쌓은 집.

밤하늘과 달과 별들이 보이는 천정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바람과 북쪽에서 부는 바람 한데 모여

소용돌이 치는 곳.

 

큰돌로 쌓고 쌓은 집.

높은 이 언덕에 

어떤 님들의 정성과 사랑으로  

낮은 땅에서 하나 하나 옮겨온 돌이던가? 

 

거미줄이 없다.

낮의 강렬한 햇빛과 사방의 바람이 모여 회오리 바람을 일고 있어

거미조차 살고 있지 않는 집.

 

사람의 흔적조차 없다.

있다면 쌓여있는 고운 먼지로 세월의 흔적만 남아있을 뿐..

 

썩을 것은 썩고 영원히 썩지 않을 것만 골격을 갖추고 있는 집. 

 

하늘에 갑자기 나타난 오색찬란한 별

하늘에 반원을 그리며 달리던 그 혜성을 따라 

잠시도 눈을 감지 않고 나는 따라 날았다.

 

구름을 스치며 달을 스치며 그 혜성은 반원 끝에 사라져 버렸고

나는 그 오래된 집에 앞에 서 있었다.

그 집은 오래된 성이었다.

 

그 성은 먼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야만 만날 수 있는 성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