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감각 센서는 좀 예민한 편인데
때때로 한번씩 잡음이 섞여 도무지 판독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때는 주로 내가 아플 때인데 대체 어디가 아픈 지 알 수가 없다.
몸이 아픈지, 마음이 아픈지...
몸이 아파도 어디가 아픈 지 알 수가 없이 몸만 괴로운 것만 호소할 뿐이라서
자리에 누울 정도는 아니고 미열 정도라 움직이는 데는 무리가 없고 눕자니 게으른 것 같고 ...
마음이 아파도 대체 무엇 때문인지 이리 저리 섞여 있어 딱히 번지수를 정할 수 없다.
아마 센서들이 각자의 판독을 내어 놓는데 너무 많은 센서들이 작동하여
내 머리에서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내 안에는 생각의 방들이 많다.
그래서 난 마음 편할 날이 별로 없다.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편해야 내가 편하고,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좋은 것을 누려야 내가 누려볼 마음이라도 가질 수 있는 사람이라
차라리 항상 부족하고 문제가 생기는 것이 자신의 당연한 인생이라 어느정도 포기하고 사는
평범한 우리 동네 사람들처럼
나도 그렇게 사는 것이 나에게 더 어울리는 마음 편할 길일지 모른다.
오늘은 마음이 아픈지 몸이 아픈지 조차 알 수 없는 그런 날이라
얌전히 평소대로 그 자리에 있는 것도 나의 인내가 필요한 날이다.
갑자기 기가 막힌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의 여행길, 반 이상은 온 것 같으니
내 평생 그리운 님이신 내 하나님 앞으로 반 이상은 온 것이리라는 것이었다.
많은 은혜로 돌보아오신 하나님께서 "이놈"하실지 모르겠으나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십칠년이 된 6층짜리 서민 아파트이다.
정이들고 별 불편함이 없어 내부 수리만 깨끗이해서 살고있다.
작은 애 업고 한 손엔 큰 애 손잡고 다른 한 손엔 시장 본 것 들고 6층을 오르려면 숨이 차왔다.
그때 2층에 도달하면 "아! 삼분의 일은 왔다"
3층에 도달하면 "아! 이분의 일은 왔다"
4층에 도달하면 "야! 삼분의 이는 왔네"
5층에 도달하면 "한층만 더 가면 되네"
6층 우리집 앞에 와선 "와! 벌써 다왔다" 그렇게 생각했다.
늘 그러면 힘든 6층이 항상 금방이었다.
오늘은 나이로 그런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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