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천역
위치 : 기장군 장안읍 좌천리 119번지 (전화 : 727-0129)
부산광역시 기장군 좌천읍
좌천역은 여객열차는 32회 정차, 2회 통과하는 동해남부선이 통과하는 역이다.
1935.12.16 일제시대에 운전 취급역으로 개설하여 부산과 울산을 연결하는 중간에 위치하는 역으로
현재에 있는 역사는 일제시대에 건축물의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
개찰구를 통과하여 플랫폼으로 나오면 우람한 은행나무와 향나무 피나무가 탁트인 철길과 함께 어울려 오랜 시간 동안 이곳에서 수 많은 만남과 헤어짐 설레임과 애절함을 간직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흑백 사진으로 보니 이 철길 따라가다 보면
내 기억 속에 묻힌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아있던 그 시절로 돌아갈 것만 같아
눈을 뗄 수가 없다.
플랫폼 내에 있는 작은 역사.
만남과 헤어짐과 설레임과 아픔과 기다림이 뒤엉킨 감정들이 역사에 배여 전혀 낯설지 않았다.
그 작은 역사 안에 발을 들여놓으면 다른 세계로 빠져들 것 같았다.
꼭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처럼...
역사 내에 마련된 의자에 우리 세 사람 앉아보니 이 작은 역사가 철길 위로 달려 어디론가 달려버릴 것 같았다.
내가 결혼하였을 때 다섯 살이던 조카. 이 아이는 나에게 이미 내 아들 같이 되어버렸다.
사춘기가 한창인 딸아이와 함께 우리들의 이 한적한 시간을 사진으로 남겨보았다.
이 철길을 쭉 따라 올라가면 우리 가나안 형님 계시는 포항도 나오고
가보고 싶었지만 한번도 가보지 못한 강릉 앞바다도 나온다 한다.
여고 시절 한껏 마음의 여유를 부려 본다면 경춘선 타고 친구들과 여행 가는 것이었지만
어른이 되어 부산에 살면서는 동해남부선 타고 동해의 바닷가를 보면서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것이었다.
현실로도 언제든지 가능한 일이지만
발목에 줄 매여있다 자유롭게 된 닭처럼 난 내 익숙해진 공간을 벗어나지 못한다.
자유로와도 평소의 그 행동 범위를 벗어날 줄 모르는 나의 고지식함은 늘 내 일상을 넘지 않는다.
나도 어쩔 수 없는 나의 한계이리라.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기다리는 것이 일과가 되어버린 사람처럼
맥 놓고 철길을 바라보고 있는 기다림이 이미 자신의 일상이 되어버린사람 같다.
나도 모르게 굽어지려는 등에서 그 오랜 기다림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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