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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1/나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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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유난스런 날이었다.

평소같으면 그리 특별한 일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온 마음이 물먹은 솜이불 같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멍이든 사과 같은 상태로

종일을 보내게 했다.

영문을 모른채 내 심기를 힐금힐금 살피는 가족들이 마음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었으나

거기까지 헤아려줄 여력이 없었다.

약국에서 돌아와 침대에 기댄 상태로 그대로 골아떨어졌다.

 

큰 손이 나타나

그림을 그리시는 것이었다.

그 그림은 내게 하늘이고 공간이었다.

그림을 그리시는 손은 내 하나님 아버지의 손었다.

그 사실은 내게 어떠한 의심없이 받아들여졌다.

 

가장 먼저 

입체적인 아주 작은 방이 그려졌는데 그 방의 한 벽면은 아주 고운 연두빛이었다.

나는 그 작은 방의 벽을 마주하고 있었고 그 벽이 너무나 숨막히게 갑갑했다.

아버지의 그림은 계속 되었는데,

방에 가두어져 볼 때 그리도 숨막히고 갑갑해 보이는 그 벽이

입체적으로 조금 더 그려진 상태의 그림에서는 전혀 다른 것으로까지 보여지는 것이었다.

그림은 점점 더 영역을 넓혀가더니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답기 그지없는 거대한 정원으로 드러났다.

너무도 아름다워 눈을 더 크게 뜨고 보려다 그만 꿈에서 깨어나

눈이 떠지는 불상사가 일어나고 말았다.

 

내게 그리도 갑갑하고 숨막히게 하는 연두빛 벽은 그저 단순한 벽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그려내시는 그림에서 꼭 필요한 과정의 한 컷에 불과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 내 아버지의 그림은 무한한 사랑의 가르침이었고 위로였고 약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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