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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버지 ..

어떤 물체가 있었습니다.

그 물체의 표면엔 무수한 구멍들이 있었구요.

그 물체 주변엔 빛과 어둠이 어른거리며 무시로 교차하였지요.

그 물체 속은 공허와 어둠만이 가득하였으니 그 속에까지 파고드는 빛의 입자들은

내부가 어두운 만큼 더 선명히 인식될 수밖에 없었겠지요.

빛이 입자라고 하였나요.

그 입자들이 모여 점점 형체를 이루었습니다.

작고 보잘것 없는 것일테지만 그것이 바로 당신을 향한 제 믿음의 본질이 아닐까 합니다.

당신을 향한 믿음이 있다면 그건 

단지 어둠을 뚫고 들어온 어른거리는 빛들이 만들어낸 이미지를 지켜보고

그 이미지를 기억하고 있는 것일 것입니다.

그것이 제 인생에 최고의 가치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가치가 제 인생과 하나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신을 생각하고 바라고 감사하게 여기는 마음이 기도가 되고

자연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에너지의 원천을 기억하고 감격스러워하고

선한 이웃들에게서 당신의 흔적을 보고 기뻐하며 평화롭게 지내고 있는 생활가운데서도

저는 이곳에서의 삶이 고단하기 그지 없습니다.

과거 애굽땅에서 노예의 신분으로 살면서도 당신의 약속을 믿고 기다리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과 크게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많이 풀려났다지만 그래도 여전히 관념에 노예로 살고 있습니다.

자유를 원하나 제게 들어와 이미 골격이 되고 만, 경직된 관념과 현실적 한계사이에 존재하는

제 발에 채워진 무거운 쇠사슬이 그 증거입니다. 

 

저는 알고 있습니다.

당신의 눈으로, 당신의 말씀으로, 또 당신의 약속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볼 수만 있다면,

그 무거운 쇠사슬이 더이상 제게 구속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어직도 여전히 당신의 눈으로 말씀으로 그리고 당신의 약속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보다,

오직 제 기억과 감각에 의지하여 세상을 바라보고 제 경험으로 당신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저 스스로도 결코 원치않는 일이지만 말입니다.

그런 저를 불쌍히 여겨 주시고 용서해 주시기를 간청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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