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정신과 마음이
나도 어쩔 수 없는 어떤 힘에 의하여
흔들려지기 시작했다.
그 흔들림으로
담긴 내용물들이 서로 부딛치면서 서로를 깨뜨리기 시작하더니
끝내는 거의 동일한 입자의 크기의 입자로 가 되
계속되는 흔들림으로 그 영역은 결국
뿌연 혼탁 그 자체의 상태가 되고 말았다.
두 눈에 힘을 빼면 안구들이 제 마음대로 굴러
어렸을적 내 손에 쥐고 다니던 인형같이 되어버릴 것 같아 내심 무서웠고,
손가락 하나 움직일 의지가 도무지 생겨나지 않았다.
혼을 놓은 사람같이 보일까 싶어 자꾸 거울을 보며 눈을 다시 고쳐 뜨는 가운데서도
내가 이렇게 정신줄을 놓아버리게 될 사람은 아니란 생각은 가지고 있었다.
내가 나를 알기 이전부터 나를 보아오신 내 아버지
"쟤는 아주 약하기는 하지만 아주 질긴 아이"라고 알고 계시지 않았던가..
내 나이정도가 되면 경험상
어떤 형식의 번민과 생각에 휘말리고 말지라도
결국에는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이미 알고있는 법이다.
내 정신과 마음 사이에 연결된 내 롤러코스터의 형태와 결국 이르게 될 종착지를 이미 알고 있으니 말이다.
내 롤러코스터가 돌면서 내는 바람, 그 바람의 위력..
나는 지금 바로 그 바람에 지쳐버린 것일게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내 롤러코스터가 제 마지막 코스를 다 마치지 못한채
또다시 절벽같은 굴곡 위에서 진절머리를 내며
대체 내가 왜 이런 롤로코스터 위에 전동차가 되고 만 것인가에 대해
자기분석에 들어간 것일게다.
이 레일 위를 나는 영영 벗어날 수 없겠는가..
에너지만 충전되면 달려나가고자 하는 본체의 속성과 맞물려 있는
내 롤러코스터의 굴곡진 레일..
그리고 형태만 있는 거짓 평화일지라도 '평화'에 집착하는 나의 비겁..
허접 쓰레기같은 대접을 받으면서까지
거짓 평화라도 지키고자 하였던 그 평화의 진실은 정녕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그건 용서의 마음도 사랑의 마음도 아니고 착하다는 속성도 아니고 그저
"나는 어떤 욕심도 가지고 있지 않아요. 평화로움 가운데 서로 위해주고 살아요.."라는
상황 파악이 여전히 안 된 상태에서의 약해빠지고 어눌하고 겁장이이기까지한,
오직 자기방어의 어눌한 의지의 표현일 뿐이었다.
나는 스스로 속이고 있었다.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선행이 아니라 나를 보호하기 위한
자존심 없는 굴욕적인 비유 맞추기였을 뿐이었다 ..
그래서 그들의 냄새나는 오만과 교만이 그토록 무성하게 자라나
쳐내지 않으면 않되는 오늘에 이르게 한 것이었다.
나는 지금 깨닫는다.
진정한 사랑과 용서는 절대 약하고 능력없는 이가 할 수 없다는 걸 ..말이다.
강하고 능력있는 이들만이 그걸 할 수 있다는 걸 .. 말이다.
내 정신과 마음 사이의 골에서 무수한 바람을 일으켜 내 영혼을 상하게 하여 왔던
그 롤러코스터는 언제 나와 하나가 되었으며
그 롤러코스터에서 자유롭게 되는 일은 정녕 불가능한 것인 것인가..
예수님께로 비롯된 평안과 자유는 노예의 결박이 풀리고서야 가능한 것 ..
나를 노예로 삼아 길들이고 호령하는 그 존재는 내게 무엇일까..
그건 나로 웃고 울고 화나고 두려워하고 슬퍼하게 만드는, 내 감정과 직결되어 있는 바로 그것들이었다.
나는 언제부터 노예생활을 하게 된 것일까.
나는 그 질문에 답을 찿았다.
그건 존재감 인식에 대한 문제였던 것이다.
모든 바이러스는 방어벽이 허술한 틈을 타고 들어오듯
존재감에 인식의 문제는 존재감을 흔들어 제끼는 모든 바람 앞에 노출 될 수밖에 없고
그 바람을 견디어야 하는 것이
내 인생에 부과된 숙제가 되었던 것이다.
모든 문제는 자신에게서 비롯되었다는 말은 정말 진리였다.
자연은 상생과 상극을 통해 본디 자기자리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거였다.
양심의 최소한이라고 하는 법에서조차 정당방위를 인정하고 있는데
마땅히 화를 내어야 하는 곳에서조차 그 상황을 감당치 못하고
자기기만적 이해나 용서 타령으로 그 상황을 회피하는 비겁한 이였던 것이다.
.........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
"엄마, 나는 엄마한테 잘 해야만 할아버지 할머니께 당당할 수 있었어.."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이모들이 내게 잘 해 주시면 엄마한테 잘 해야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들었어"
그때 어머니가 그러셨다.
난 네가 그렇게 빨리 철이 들었었는지 미처 몰랐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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