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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수치감의 근원지와 본질은 무엇이었을까요?

꼭 해결을 보아야 할 영역인가 봅니다.

 

그런데 사실 무척 두렵습니다.

그날 이후로 절대 들추지 않고 묻어버렸던 감정입니다.

그런 감정을 떠올렸던 사실 자체로 당신께 늘 죄스럽고 두려웠습니다.

극히 미세한 감정이었지만 그 감정의 근원지가 수상스러웠습니다.

 

지금 들추려 하는 그 수치감이란 감정이

동화 속,  놀부가 탔던 박이 되어

그곳에서 정말 징그러운 것들이 마구 쏟아져 나올게 되는 것은 아닐까 솔직히 두렵습니다만, 

저의 영적 벙어리 상태를 면하고자 하는 저의 의지가

공의로우신 하늘 아버지 앞에 꼭 올려 드려져야 할 것 같기에

용기를 내어 봅니다.

 

그날 받았던 편지는 저에게 생각지도 않았던 아주 낯선 감정을 길어 올렸습니다.

그날도 시간과 장소를 구별하여 기도를 드린 날이었지요..

 

 

그곳은 필리핀 .. 학생처에 들러서 유학생들에게 온 편지를 모아서

기숙사로 가지고 오던 참이었지요. 저에게 온 편지가 있었지요.

전혀 기대하지 않던 편지라 반가운 마음에

기숙사로 채 들어서기도 전에 길가에서 읽다가는

갑자기 온 세상이 그대로  멈춰져 순간 점이 되고 말았습니다.

울음이 터져나온 건 누군가 제 어깨를 치는 그 순간부터였습니다.

 

수치감은 그 순간 번개처럼 떨어졌습니다.

 

년수로는 벌써 이십사 년 전 일이었이었지요..

 

제 아버지가 땅에 묻히신지 벌써 네 달이 지났다 했습니다.

죽어 땅에 묻혀있는 아버지를 두고서 ..

저는 그 사실도 모른채, 하나님을 믿지 않고 죽으시어 지옥에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내내 기도하고 있었는데요 ..

 

순간, 수치감에 당신 계신 하늘로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그 수치감은 능력에 관한 것이었지만,

그렇다고 당신께 농락 당했다는 불쾌감에 근원은 아니었습니다. 

그것과는 아주 근접한 거리에 자리한 감정인

혼자만의 착각이었다는 스스로에게의 모멸감이었습니다.

당신께 수치감을 느꼈다면 나와 전혀 무관한 높으신 분의 마음과는 전혀 관련없는

혼자 친근감을 나타내며 재롱을 피웠다는 무안함과 뒤섞인 ..

그 모멸감은 '혼돈'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예수님께 가지는 믿음은 있었으니까요.

순간의 시간에 너무도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잉크 퍼지듯 퍼져나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비롯된 자중심이 결여된

저의 감추어진 무의식적인 반응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극히 하와의 후손다운 .. 

 

인간에게 있어 진정한 자중심은 

저희 인류를 향한 당신의 사랑에 근거한 믿음에서 비롯될 것이지만,

저에겐 그것이 그리 견고하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스스로에게 향하는 모멸감으로 화상을 입었습니다.

그 화상은 기도하는 입까지 덮쳤습니다.

하나님 사랑으로부터 비롯된 자중심의 결여는 죄로 연결되었습니다.

작은 돌맹이를 절벽으로 여기고 우왕좌왕하는 개미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 속에서 저를 향해 비웃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거 봐! .. 기도는 허공에 공던지는 거라니까.." 라는 ..

하나님은 계실지 모르지만, 너와는 아주 무관한 분이시지 ..

너 혼자 춤을 추었던 게야 .. 

 

근원을 알 수 없는 분노의 감정이 올라왔었습니다.

당시에는 믿는 사람은 하나님 계신 하늘로 부활하고,

믿지 않는 사람은 지옥으로 떨어져 영원토록 유황불 속에서 고초를 겪는다고 그렇게 알고 있었기에

저는 제 아버지께서 죽으심과 동시에 지옥에 떨어져서 영영토록 고초를 당하시고 있는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지옥에나 가실 그런 분은 분명 아니셨습니다.

저는 믿는 자의 입장에서 그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입장.. 즉

하나님을 믿지 않고 나름 선하게 살아온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

그 자리에 있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었던 잘못된 지식의 모순이

모두 당신의 불공평과 無情함과 무심함과 또다시 연결되어졌기에

그 사실에 대한 분노가 당신을 향한 분노로 이어졌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만일 제가 진정 당신의 신실한 피조물이었다면,

감정에 그토록 충실하기보다

당신의 선하심에 더 마음을 두고자 하였을 것입니다.

 

신앙의 궤도가 정상적인 궤도를 을 벗어나버렸다고 양심에서 급한 신호를 보내왔지만,

전혀 의도하지 않았기에 ..자연스런 인간적 감정이었기에 .. 그 감정을 굳이 털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 감정이 내 심장에서 자연스럽게 올라왔기에 그 자체가 죄가 될 것이라고는 조금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때는 죄란 악한 의지로 무엇인가 행동으로 꾸밀 때, 그때야 죄가 되는 것이라고 ..

인간이 느끼는 감정 자체가 창조된 자연 그대로의 상태라 그것 자체가 악할 수 있다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때는 .. 그때는 ..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죄인이며

악한 마음의 상태의 기반을 가지고 태어나

자연스럽게도 악한 감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던 상태였습니다..

 

그 사실을 인정하게 되기까지는 앞으로 무수한 시간과 

인간 자체의 크고 작은 무수한 죄의 직 간접적인 아픈 경험이 앞으로 계속 요구될 것이라는 것을

미처 몰랐습니다.

 

악을 도모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른 감정이

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상상도 못한채

자연스러운 것은 본디 당신께서 지으신 죄없는 상태 그대로라고 여기며,

모든 잘못은 나 아닌 다른 것 즉 

기도하라 해 놓고 들으시지도 않으시는 하나님의 무관심 무정함 무심함에 대한

원망 가득찬 눈물을 머금고 

당신과 관련된 보이지 않는 영적 모든 혼돈의 영역에서 벗어나려 했던 것입니다.

 

섞일 수 없는 각각의 마음들이 함께 존재하고 있었지만,  그 마음들은 모두 합세하여 

하나의 길을 모색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낯을 피해 도망가는 것 ..

 

그날로부터 

혼돈 자체였습니다.

물과 기름과 흙과 쓰레기들이 뒤섞인 ..

사실 그당시 그것들을 각각 분리 시키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언젠가는 분명히 다시 돌아오게 될 것은 알았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

눈물을 훔치며 오던 길을 거슬러 달렸습니다.

 

 

저의 충격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그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이렇게 기도했는데 왜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았는가?라는 단순무식성

저돌적인 악한 단순한 반발도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그런 것이었다면

저의 혼란과 의문과 상심과 근거를 알 수 없는 죄책감으로 인한 고통은 훨신 덜 수 있었을 것입니다.

 

충격의 본질은,

자가발전으로 공회전 되는 믿음생활에서의 깊은 허무였습니다.

기도하고 청하는 바의 모순 가능성과

거기에서 비롯된 불투명한 기쁨과 실망에 속한 현실적 허구의 정점에서

관객 없는 무대 위에서 혼자 판토마임을 하고 말았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수치심이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 앞에서 피조물이 도저히 가질 수는 없는 감정이었습니다.

대등한 관계에서나 가질 수 있는 감정일테니까요.

저는 그 순간 지극히 하와의 완벽한 후손으로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냈던 것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나의 육의 조상처럼 

당신께 두는 믿음을 저버리고 당신과 별개의 존재로 당신 곁을 떠나버린 것이었습니다.

그 이전에 당신께 믿음을 두고 한 행동들이란 바람에 날아가고 말 겨같은 것으로서

당신께 뿌리를 내린 믿음이 아니라 

제가 소유한 관념 속, 믿음과 행위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버리면서 말입니다.

 

도망칠 명분을 인간적 감정에서만 찾았던 것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그 인간적 감정의 바다란 지극히 인간적인 것으로서

이땅을 존재하게 하신 당신께 속한 진리와는 전혀 무관한 죄의 바다였는데 말입니다.

그 행위는 적당신의 사랑과 공의와 자비와 은혜를 부인하는 영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적잖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각 교파의 지지기반이 되고 있던 왜곡된 많은 성서적 잘못된 이해들이 교정되어

당신의 공의를 기반으로 한 당신의 자비하심과 은혜에 대한 진리가 저 안에 세워졌습니다.

그러나 화상을 입은 흉터는 그대로인 상태입니다.

그 흉터는 기도하는 입에 기능적 장애를 가져온 그대로 입니다.

과거에 받았던 그 충격의 여파로 아팠던 기억에 연관된 모든 방향 주변으로는

절대 접근도 하지 않으려는  ..   

 

지극히 개인적인 것에 관한 당신의 도우심에 대해서는 벙어리가 된 것이지요.

간간히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기도로 내기도 하지만,

역시나 저도 알지 못하는 어떤 사실로 당신께서 침묵하시게 되고

저는 또다시 충격을 받아 그때처럼 화상을 다시 입게 될까봐

그 상황 자체를 본능적으로 피하게 되었습니다.

그 의지는 오히려 당신 곁에 머물고자 하는 저의 의지라는 것은

당신께서도 이미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아버지께서 그런 저를 부디 불쌍히 여겨 주셔서

다른 그리스도인 형제들이 당신께 기도로 간청드리고 축복의 선물을 받는 그 기도의 입을 열 수 있는,

저의 상처를 딛고, " 악한 사람이라도 자기 자녀에게는 좋은 선물을 줄 줄 아는데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을 주시지 않겠느냐? "  하셨던 우리 주님의 그 말씀을 통해

제 눈 앞에 보여지는 현실 위에 두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게 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그러한 중에 과거 저의 화상의 흉터 위에 더 선하고 아름다운 기도를 내는 입을 당신께서

새로이 만들어 주시기를 청합니다..

 

당신의 가려질 수 없는 그 사랑은 

살아있는 영광스러운 에너지 자체였기에

그 빛은 점점 밝아져

오늘 철저한 죄인인 저의 모습을 보다 분명히 드러내었습니다..

 

너무도 아픈 나날들이었지만

그 시간들이 모두 사랑이란 생각입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죄인이다'

'우리 스스로 온전히 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는 못했던 제가

백기를 들기까지의 기간이 바로 그 이십사 년의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이 사실로 우리 주님의 십자가에서의 보혈로

자신을 씻고 그분의 죽으심에서 죽고 그분의 부활에서 부활을 믿어 구원됨을 진정 믿고자 합니다.

본디 우리들의 창조주 하나님이신 여호와 하나님 당신의 저희 인류를 창조하신 본래의 뜻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의 은혜 안에서 그분의 걸음을 따르고자 합니다.

 

모든 혼돈의 짙은 안개가 옅어지는 가운데 

당신의 사랑에 두는 믿음에 근거한 전혀 새로운 자중심 안에서

새로이 저의 모습을 다시 살핍니다..

 

저는 .. 인류의 완전한 창조는 당신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통해서

당신의 온전한 뜻이 이루어졌음을 믿습니다..

창세기에 기록된 이땅의 창조는 완전하였습니다.

우리는 그 창조의 시공간의 범위는 우리가 누리는 시공의 영역 이상의 영역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영광스러우신 당신의 뜻이 세워지는 그 순간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때,

그 순간은 바로 당신의 영과 하나 되신 우리 주님의 상상을 초월한 희생을 통해 인류를 구원해 내시고

죽으신지 삼 일만에 부활하시어 당신의 우편에 좌정하시어 당신과 하나되어

인류의 모든 구원의 길이 완성되는 그 시점에

그 뜻은 이루어지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 우리 주께 두는 믿음을 통하여

우리 주님께서 내신 길을 따라 걷게 됨으로서

그 길에 걸음을 다하는 날

당신의 본래의 뜻인 당신의 완전한 새 창조물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로지 당신의 은혜로만 구원받은 저는

제 생명이 존재하는 매 순간 당신의 은혜를 잊지않고 새처럼 내내 노래할 것입니다..

 

세상 끝날까지 함께 해 주실 것이라 약속하신 보혜사 성령님을 통해

저로 무엇을 기도해야 할 지를 저로 깨닫게 해 주세요 ..

 

그리고 그때의 상처로

현실에서 당신의 뜻을 구하며 그 뜻을 살피고자 하는 노력 자체를 할 수 없게 된 저를

불쌍히 여겨 주시어 

더이상 믿음 없는 이들처럼 그리 살지 않게 도와 주세요 ..

 

귀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여 당신께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