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도시를 가로지르는 일방통행 일차선의 고가도로 위를 지날 때
난 문득 한번씩 극도의 불안감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초보운전시절 그때 그곳을 통과하던 기억에 의한 본능적 두려움이다.
아주 오래 전 기억이지만 어떤 날은 정말 그때처럼 외줄타기 하는 광대의 마음처럼
멈춰서버리면 떨어질 것같아 떨어지지 않기 위해 달리는 꼭 그런 마음이 된다.
그땐 핸들을 잡고 있는 내 몸과 그 몸을 싣고 달리고 있는 네 바퀴의 차의 몸집을 잊어야 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그저 바람을 타고 가듯 마음으로만 전방을 주시하면
역시 언제나 그렇듯 아무렇지도 않게
물 흐르듯 그 좁은 외길의 고가도로를 내려오고 있는 자신이 되어 있었다..
.........
내 인생에 마치 혈관처럼 나 있는 일방통행 편도 일차선의 고가도로 ..
멈추면 추락할 것같아 달려야 했던 시간들 ..
그 고가도로는 누가 만들었을까? ... 그 고가도로가 진짜 있기는 있었던 것인가 ..
정말 .. 멈춰셨다면 추락하고 말았을, 외길 폭 좁은 고가도로 위였을까? 과연 그랬을까?
나를 돌아보지 않고 살아왔던 세월들 속에
추락하지 않기 위해 달리던 탄력에 내맡길 수밖에 없었던 시간들은, 과연 나의 최선이었을까..
'살아가는 이야기1 > 나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제넘는 분노 .. (0) | 2010.11.15 |
---|---|
殺生적인 건망증 (0) | 2010.10.04 |
멈추어진 아버지의 시계 (0) | 2010.06.28 |
정직한 사진기 (0) | 2010.06.13 |
사우보(思友譜) / 알프레드 테니슨 (0) | 2010.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