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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들 /1

바라기는 ..

그저 비쳐지는 대로 담아만 두어.

 

덧칠에 덧칠이

그 덧칠에 덧칠이 되면서

더 더 덧칠 되는 부분이 진한 색이 되고

덜 덜 덧칠 된 부분이 연한 색이 되어

그 진하고 연한 색이 서로 조화되어

윤곽을 드러낼 때까지 .. 

 

그저 맑은 호수에

동이 터서 환한 햇살이 비치기 시작할 때부터    

어둠이 내리면서 초저녁 달이 떠오를 때를 지나  

깊고도 깊어 차라리 하얀 밤을 너머 새벽별이 떠오를 때까지 .. 

변할 수 없는 자연의 질서에 질서가 그 질서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돌아

마음에 리듬을 확연히 드러낼 때까지 ..  

 

그저 눈에 비쳐지는 대로 그대로 담아만 두어.

그 담아둔 것에서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할테니까..

  

담기고 담기면서

덧칠에 덧칠이 되고

더 더 덧칠 되는 부분이 진한 색이 되고

덜 덜 덧칠 된 부분이 연한 색이 되어

그 진하고 연한 것이 서로 조화되어

윤곽은 드러나게 되어 있는 것이거든 ..  

 

그 윤곽이

보이지 않는 실제의 세계가 된단다..

 

그 세계에

담겨있던 아침 해가 떠오르고

담아놓지 않았던 새가 갑자기 날아와 기적을 일으키지..

 

가만히 담겨있던 저녁 달이 떠오를 때

담아놓지 않았던 별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깊은 밤을 보내고서야 뒤늦게 나타난 새벽별이 떠오르는 시간

담기지 않았던 영롱한 아침이슬이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기적이 일어나지 ..

 

침묵 속.. 오랜 기다림 속에서 

기적은 시작된단다.

 

평가하고 단언하지 말아.

단언하고 선언하지 말아.

 

이땅에 보여지지 않는 진실은 단언하고 선언하는 입이 아닌

드러나지 않는 침묵의 언어로 밝혀지는 것이니까 ..

 

그저 눈에 비치는 것을

있는 그대로 담아두길 바래..

그 담긴 것에서 하늘이 열리고 새가 날 때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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