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무게 / 허만하
계절 따라 푸름의 깊이를 달리하는 하늘에 떠서
스스로 윤곽을 지우며
바람에 모습을 만들어주는 구름.
엷디엷은 새털구름 한 자락 무게는
코발트 불루 물 너울을 헤치는
새끼 고래 한 마리의 무게와 맞먹는다.
낯선 도시를 헤매는 나그네에게는
고향을 생각나게 하고
고향에 머무는 사람에게는
저무는 타관의 길에 스며드는 쓸쓸함을 떠올려주는 구름의 길.
바람의 길 위에서
흔적없이 사라지기 위하여 태어나는 구름.
구름은 거울이다.
구름은 물결을 헤치는 고래가 아니다.
목숨의 실상을 비추는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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