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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1/나의 일상

구름의 무게

 

                         구름의 무게    /     허만하     

 

 

 

 

계절 따라 푸름의 깊이를 달리하는 하늘에 떠서

스스로 윤곽을 지우며

바람에 모습을 만들어주는 구름.

 

엷디엷은 새털구름 한 자락 무게는

코발트 불루 물 너울을 헤치는

새끼 고래 한 마리의 무게와 맞먹는다.

 

낯선 도시를 헤매는 나그네에게는

고향을 생각나게 하고

고향에 머무는 사람에게는

저무는 타관의 길에 스며드는 쓸쓸함을 떠올려주는 구름의 길.

 

바람의 길 위에서

흔적없이 사라지기 위하여 태어나는 구름.

구름은 거울이다.

구름은 물결을 헤치는 고래가 아니다.

목숨의 실상을 비추는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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