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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1/나의 일상

불칼

어릴 적에

내 어머니는 한번씩 그러셨다..

저 노무 기지배 입 속엔 불칼이 들어있다고 ..

" 불칼이 들어있는 저 주둥이를 어쩔꼬.."라 혀를 차던 어머니셨다. 

 

쓸데 없는 자존심에

더이상 도망갈 길이 없어 작정하고 하는

거짓말이 아니고서야 

작은 말싸움에서 지저분한 거짓말 같은 것은

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러나 혹시나 말 줄기가 자칫 잘못 흘러

사실이 아닌 쪽으로 상대방이 인식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때는 잘못 흘러가는 말의 길을 

다시 바로잡고 이야기를 새로 시작하던지,

별 비중없는 것이어서 공연히 분위기만 깰 것 같아

그냥 지나쳤다가는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내 스스로 묵인하고 넘긴 결과를 떠안고 

오랫동안 찝찝한 기분에 발목 잡히던지 하였다.

그 상황에서 내가 내딛는 걸음은 거의 예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마음 무겁고 찝찝한 곳으로부터 점점 멀어져 간다는 ..

 

난 가벼움을 좋아한다..

습한 것보다는 건조한 것을 좋아하고

꽉 찬 것보다는 헐렁한 것을 좋아한다.

그렇게 많은 곳에서 나는 떠나왔다.

 

결벽증이라고 주변에서 그랬다.

근데 그것은 아니었다..

내 마음이 불편한 일은 내게 가장 큰 고문이어서 였는데

그건 내 양심 안에 있는 불칼 앞에 나 스스로도 비켜날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제는 ..

어떤 누구든 예외없이 바로 던지는 나의 불칼을 담은 주둥이를

내 앞에 내려놓고 깊은 회의감에 빠져들었다.

 

무식하면 겁이 없다고 ..

예의가 없으면 보이는 것이 없다고 ..

내 작은 가슴에 비쳐지는 것은 지극히 일부일 것인데 너무 겁없는 거 아니냐고 ..

또 그 불칼을 어이없이 받는 이들이 가지는 사랑이 내가 그들에게 가진 사랑과 수위가 같은 것이었더냐고 ..

 

..................

 

 

덕 아래 가두어지지 않은 불칼이라면  날카로운 흉기가 되고 말 것인데..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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