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당신의 수정같은 눈 안에 들어있는 당신의 은혜입니다...
타고난 질긴 생명력으로 참으로 먼 길을 헤엄쳐 온 작은 파란 물고기이지요..
작은 몸이지만 아담의 후손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죄의 성향과
당신께서 심장에 넣어주신 건강한 양심을 모두를 지닌채
당신의 이름을 조금도 알지 못하는 이방인의 땅
이땅에 영광과도 너무도 거리가 먼 그저 자연 속에 자연으로 태어나
이천여 년에 전에 이땅에 오셔서 구원의 길을 내시고 하늘로 돌아가신 예수의 복음을
바람결에 흘려듣고는 그 복음을 가슴에 담고 평생
복음의 중심인 예수를 향해 헤엄쳐 온 억척같은 생명이지요..
거대한 물고기떼 무리들을 따라나서기도 했지요..
당신 계신 곳을 향해 가는 이방인들의 무리였지요..
저는 그 이방인들 중에서도 늘 이방인이었지요..
부모가 없어 족보도 없는 이방인 중에 이방인 ..
이방인 중에서도 하잘것없는 어린계집아이에 불과한 저는
거대한 무리들에게 있어도 없어도 표시도 나지 않는 생명이었기에
이 무리 저 무리를 건너뛰며 따라다닐 적에
주변의 그럴듯한 명찰을 단 물고기들은 비웃었습니다..
제깟 생명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저리도 부산히 돌아다니냐고요..
저는 빛을 보았고
하여 대단해 보이는 각각의 모양 각각의 색 무리 떼들을 떠나
빛이 느껴지는 쪽으로 온 힘을 다하여 헤엄쳐 갔습니다.
어떤 날은 수초도 없는 하얀 모래골짜기를 지나가다
죽은 것처럼 배를 드러내고 혼절해 있기도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저 안에 질긴 생명력은 저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르게 하였습니다..
바닷길을 마치고 물 밖으로 제 몸을 드러내어야 할 즈음
화살을 맞았습니다.
제가 부른 화살이었지요..
화살이 꽂힌 채로 아파하며 강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세상이었지요..
넋을 잃고 보는 저 뒤로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그 그림자가 서서히 일어나 독을 만들더니
그 독을 찍어 간 날카로운 햇살이
눈부셔 눈을 뜰 수 없는 당겨진 활로부터 날아와
저의 급소에 수직으로 꽂혔습니다.
화살 두 개가 꽂혔습니다..
화살은 지금까지 놓지않고 있던
어린계집아이의 작은 주먹에 꼭 쥐여있던 맨들맨들한 하얀 조약돌이었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 그 흔한 하얀 조약돌이었습니다..
하늘을 향해 드러누워서 눈을 감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곤한 나의 여정은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
나는 죽어야 하고 죽어야 그 안에 새로운 것이 채워지게 될 것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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