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다..
나란 존재가 공기 중에 부유하는 먼지처럼 느껴지는 날..
눈빛은 공허로 가득 차 도리어 하얗게되었고
가슴은 근거없는 허탈로
방향을 잃은 바람 속 하얀 풍선이 되어버리는 날 ..
그런 날이면 스스로 위로한다..
오늘은 내 인생이란 그림에 하얀 여백을 채우고 있는 날이라고 ..
그 하얀 여백에
깃털처럼 가난한 내 이웃들의 마음들이
각각의 무지개색 풍선 속에 담겨 하얀 빛 속에서 떠다닌다 ..
척박한 삶의 흔적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거칠고 투박한 손에
혼자 들기에 무거운 콩나물이 들려있었다.
오토바이가 빗길에 미끄러져 무릎과 팔에 온 상처투성이가 되어 가지고서 ..
저번에 말씀드렸던 그 녹차 먹인 콩나물이니
많이 끓여 냉장고에 넣어두고시원하게 밥 말아 드시라고 ..
그렇게 .. 많은 양의 콩나물 자루를 내밀며
내가 내미는 시원한 음료도 마다하며 바삐 나가버리던
꼭 동화속 주인공같은 모습의 가난한 영혼 ..
요즘 알아가고 있는
진정 시리도록 아름다운 영혼 빈센트 반 고흐 ..
나란 존재가 공기 중에 부유하는 먼지처럼 되는 날..
눈빛은 공허로 가득 차 도리어 하얗게되었고
가슴은 근거없는 허탈로
방향을 잃은 바람 속 하얀 풍선이 되어버리는 날 ..
꼭 그런 날
내 영혼은 ..
하얀 허공 속에 피어오르는 아지랭이처럼
그 환한 또다른 공간 속에서
이땅에 이슬로 살다가 떠나간 .. 그리고 떠나 갈 ..
그 아름다운 영혼들을 조우하며..
내 인생의 여백과 같은 날을 채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