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얀 물거품으로 화하던 날 ..
나는 매듭없는 옷을 입고 있었다..
나 혼자였다..
그 사실로 스스로를 해체할 수 있었다.
해체된 나는
푸른 적요를 두른 심연으로 빠져들었고
그 안에서 늘 나를 기다리고 있는 하얀 돌고래를 마주했다.
죽음같은 푸른 적요 속에 살고 있는 하얀 돌고래는
나로 그 푸른 적요 속으로 빨려들어가도록 앞장섰고
나는 그를 감아돌아가며
더 깊은 심연 속으로 미끄러지듯 빠져들어갔다..
얼마나 흘렀을까..
그 어두운 심연에 한 줄기 노란 빛이 흔를리며 비춰졌고
내게 시간개념이 들어와버렸다.
시간개념 .. 오랏줄이었다..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음에 불안해지기 시작하더니
그 불안은 내 몸 전체에 약기운처럼 퍼졌고
내 몸은 이내 .. 내가 물 속에서는 살 수 없는 생명체 임을 증명하기 시작했다.
내 몸이 점점 굳어갔고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시간이란 개념 속 세상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삶과 죽음이 모두 함께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