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 익으나 또 낯 설기도 한
젊은 여인이
낯 익으나 또 웃기기도 한
어린 소년과
밥상 앞에서 마주하고 있다.
밥상 위엔 책과 연습장..
책받침 그리고 지우개가 놓여있고..
젊은 엄마가 아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있다.
엄마는 문제를 내고
아들은 대답을 한다..
때로는 아들이
미처 대답도 하기 전에..
바로 옆에서
방바닥에 배를 깔고
그림을 그리고 있던 어린 계집아이
촉새처럼 끼어들어 답을 내뱉는다..
엄마는 또 아들에게
문제를 낸다..
소년이 대답을 한다.
엄마는 또 아들에게
묻는다..
대답이 없다 ..
잠깐 사이에 분위기는 썰렁해지고 ..
방바닥에서 배를 깔고
연필로 헬리콥터를 그리던 계집아이
"이그 ~ 조금 전에 배워놓고 .."
밥상 앞에 있던 소년은
고개를 돌려 째려보고
"그럼 잘 좀 해 보지 .."라 중얼거리며..
하얗게 빛을 받고 있는 창호지 발린 문쪽으로 몸을 돌려
얼굴을 박고 여전히 종이에 뭔가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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