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오아시스가 있던 자리 ..
강물은 말라버린지 오래 ..
벼락맞아 죽은 까만 나무 위에
마른 몸의 까마귀 한 마리
앉아 있다..
모래바람 뒤집어 쓴 낙타 목에 걸린
색 바랜 희미한 붉은 천이
허공에 눈을 두고 있는
정지된 시간 속에 펄럭인다.
바람이 불었고
액자 속 그림같던 까마귀는
그림에서 튀어나온 새가 되어
뜨거운 사막의 바다 위로
검은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며 날아갔고..
목에 감긴 붉은 천이 바람에 움직여
살아있는 것같은 낙타는
미동도 않은채
오히려 그림처럼
박혀있었다.
두 영혼이 공유한
마지막 시간의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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