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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1/5

나의 원시적인 음악 세계 ..

내가 지닌 콤플렉스 하나가 음악에 대한 지식 부족이다. 

그렇다고 내가 음악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거나

좋아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본디 콤플렉스는

가지고 싶었으나 가지지 못한 것이

자신의 욕망의 어두운 그림자가 된 것이듯 

내게 음악은

어려서부터 가까이 하고 싶었으나 

가까이 하기엔 늘 내게 너무 멀리 있어왔다.

 

감수성이 좋은 편인 나는

음악 미술 그리고 문학 주변을 늘 맴돌았었다.

그리고 그것을 혼자만의 방식으로 접근하고

그것들이 주는 기쁨을 내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수용하며 즐거움을 누려왔었다.

 

문학과 미술분야를 즐기는 것은 어차피 오로지 개인의 의지에 달린 것이라

그다지 문제가 없었으나 

크래식 음악 같은 경우는 기초적인 지식과 함께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었다.

 

글자 모르는 이가 자신의 집에 가는 버스 번호를 그림으로 인식하여

별 무리없이 다니듯 ..

음악의 경우가 꼭 그랬다.

아주 원시적인 방법으로 듣고 즐기고 때로는

그 높낮이와 빠르기와 음색을

감각적으로 그 음악이 무엇을 표현하고 싶어하는지를 추리해 보곤 해왔었다.

 

그 음악을 즐기고 있었을 때의 상황은 기억나나 

그 음악이 다시 듣고 싶어도 도대체 번짓수를 찿을 길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모짜르트 음악 몇 가지를 빼 놓고는 .. 

 

그래서 난 나의 음악세계는 원시적이라고 이야기 한다.

도시계획이 되지 않고 도로가 나 있질 않아

원하는 곳을 찾아 가려면  

길 모양을 더듬어 찾아 가는 원시의 직립보행 세상이다.

 

그 원시의 세계는 늘 계절마다 길의 느낌이 달라

늘 같은 길을 다녀도 조금도 지루하지 않는다.

저희 아빠를 닮아 음악성이 좋은 내 딸아이는 그런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예전엔 그런 나의 음악에 대한 내 원시적 세상이 많이 부끄러웠다.

그래서 내가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지금도 사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요즘 생각엔 나의 환경에 나름 적응해 온 내 미련한 방법에

그다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나의 진취적이지 않은 성격 .. 특별하지 않은 음악성 ..

그리고 너무 빨리 원시적 세상으로 굳혀버리게한 원인이 되게 한

때 이른 관심 .. 

찾아 다니기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못 살 정도는 아닌 미지근한 열정 ..

그 모든 원인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고 

예술적으로는 상당히 취약했던 나의 환경 속에서 

나름대로 최대한 나 나름대로의 방법을 터득한 것이니까  ..

 

청아한 아침을 보고 있을 때 떠오르는 음악이 있어 

마음으로 들리는 그 음악을 들으며 아침을 시작하기에

눈에 보이는 아침 이상의 아침을 즐길 수 있었고,

마음에 예리한 칼로 글이 써 지는 것 같이 아플 때에

떠오르는 곡으로 고통을 분산시킬 수 있어

그 고통이 통증으로만 머물게 않게 하여 감정적으로 나를 보호하여 오기도 했었다.

 

원시적인 그 세계가 내 삶에 있어 별  불편함은 없다.

음악에 대해 좀 아는 사람 앞에선 아는 척을 조금도 못해도 말이다.

그래서 음악에 관한한 난 꿀먹은 벙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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