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엮인 인연으로
참 고달프게 되었다.
유리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미키의 감정은 느닷없이 태풍을 맞았다.
그녀석이 그렇게까지 괴로워할 줄은 몰랐다.
미키는 새로운 녀석과 한 공간안에 있는 것 자체를 용납하지 못했다.
녀석은 머리나 감각이 아주 뛰어났다.
붙임성도 좋고 ..
높이 뛰기는 얼마나 잘하는지 ..
눈치는 청승맞을 정도로 빨라서
그녀석을 보고 있노라면
지나치게 똑똑하고 재간이 있으면 박복하다는
옛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지나치게 용감하고 도전적이며
지나치게 머리가 좋고
지나치게 활발하고
지나치게 나대며
지나치게 잘 먹고
지나치게 사교적이어서
난 은근히 그녀석의 팔자가 사나울까 싶어
은근히 걱정이 된다.
밤새 미키는 분노하고 있었다.
제 누나 방에 갇혀서
내가 움직일 때마다 함께 움직이는 그녀석의 발자국 소리가 날 때마다
신경질적으로 짖고
저를 안고 있을 때 불쌍한 눈을 뜨고 낑낑대는 그 녀석의 행동에 화가 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감정일 것이었다.
밤새 잠을 자지 않는 것 같았다.
사랑의 질투인지 ..
자신의 터전에 갑자기 나타난 존재에 대한 당연한 견재인지 ...
너무도 힘들어 했다..
나도 밤새 힘들었다.
그러나 ..
나로 인해 비롯된
내가 저지른 일로 인해
힘들다고 전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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