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었습니다.
바람이 씽씽부는 겨울 ..
어릴적 제가 살던 집 안방 ..
아랫목에서 이불을 허리춤에까지 올리고
누군지 기억 나지 않는 아이들과 재잘거리고 있었습니다.
벽쪽을 향하여 누군가가 누워있었습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에 같은 이불을 덮고 누워있는 그이가 궁굼해졌습니다.
머리는 밀었고 재색 아래 위로 한 벌의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이불을 얼굴 위로까지 올리고 있었고
가만히 보니 소리를 죽여 울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깊은 슬픔이 전해져왔습니다.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없는 자기의 원초적인 슬픔인지라
그 눈물에는 원망이나 미움을 포함하지 않은
인간본연에 속한 깨끗한 눈물이라는 것도 함께 전해졌습니다.
그때 .. 그녀의 흐느낌없는 울음은 내게 너무도 익숙한 것이어서
모습은 저가 아닐지라도
저이가 바로 나일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도 깊은 슬픔의 바다 ..
너와 나를 떠나서 우리 모두 가지고 있는 죄성 앞에서의 통곡 ..
그 죄성의 늪에서 벗어나고자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빠져드는 허우적거림 ..
시작과 끝과 방향을 도저히 알 수 없는 사막에서의 하루 ..
종일 뜨겁게 내리쬐는 고단한 해 ..
급격하게 떨어지는 밤기온 ..
그 사막의 밤하늘에 너무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빛나는 별자리들 ..
한 번씩 지형을 바꿔놓는 모래바람 ..
보이지 않는 참혹한 전쟁터에서 나뒹구는 시체들과 부상자들 ..
혼자된 여자들의 통곡과
일순간에 고아가 되어버린 아이들의 죄없어 맑기까지 한 울음소리 ..
그과 겹쳐지는 환락의 흐느적거리는 몸짓과 허망한 웃음소리 ..
또 겹쳐지는 신실하고 경건하여 단아해 보이는 이들의 가족단위의 곁눈질없는 바쁜 걸음걸이 ..
그 모든 상황이 모두 내 눈동자에 모두 비춰져
속없이 웃을수도 이유없이 통곡할 수도 속절없이 야속하다 할 수도 없는
자기 정체성을 찾을 수 없는 거울의 공허감 ..
눈에 보이는 현실세계와 눈에 보이지 않는 현실세계가 모두 보이는 저에게는
웃음도 울음도 메아리처럼 보이지 않는 어떤 산에 부딛쳤다가
공허하게 제 가슴에 울려왔습니다.
저이지만 저는 .. 때때로 내가 아닌 객관적 주체로 .. 저를 그냥 무심하게 보고 있었습니다.
저 안에는 저와 함께 사방 거울로 된 또 다른 저가 있었습니다.
그 거울에 어둠이 찾아오면 저는 캄캄한 우주 앞에 홀로 선 아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질식할 것 같은 고요.. 그 고요는 심장이 멎을 것 같은 두려움의 한 발 앞이었습니다.
그런 저의 고독은 온전히 저 혼자의 몫이었습니다.
그래서 늘 외로웠습니다.
그래서 어느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없는 슬픔에
벽을 향하여 얼굴까지 이불을 올린채 눈물도 울음도 감추고 있는
완전한 이방인이 전혀 낯설지 않았던 것입니다.
도리어 그 이방인이 바로 저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습니다.
아이들과 노닥거리던 저는 시계를 보았고
열차 시간을 잘못하면 놓치겠다 싶어 역으로 달려갔습니다.
열차가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기차는 기관차가 제일 앞이 아니라 마지막 칸에 연결되어 있어서
객차 칸이 먼저 달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제가 뛰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는 기차 때문에 두려움이 몰려왔고
제 옆에 그 기차의 마지막 기관차실이 스치는 것이 보이자
저 기관차실에라도 뛰어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기관차실 내부가 보이는 것으로 봐서는
그곳으로 올라탄 것 같았습니다.
조금인지 한참인지 모르게
달리는 열차 옆으로 황량한 벌판이 나타났고
그 황량한 벌판과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쌍둥이 빌딩이 보였습니다.
그 거대한 쌍둥이 빌딩 전체에 불이 켜져있었습니다.
그 황량한 벌판에 저 쌍둥이 빌딩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될 것이란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곳이 서울의 여의도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이상한 꿈이었습니다.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그 사랑의 불은 무서운 속도로 커지고 있는 것이
지금 저에게 보여지고 있다는 확신이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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