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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빈혈

황톳길 마른 땅에 

 

화살맞아 떨어진 새가 되어 ..

강물을 거스르다 땅에 튕겨나가 뻗은 물고기가 되어 ..

뇌빈혈로 세상이 온통 빙글빙글 도는 사람의 아이가 되어 ..

 

당신계신 파란 하늘을 촛점없이 보고있습니다.  

 

지나가는 트럭에

뿌연 먼지바람조차 버거운 시간  ..

 

제가 새인지 물고기인지 사람인지조차 모르겠습니다.

 

날개에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고..

온 몸에 물기가 말라버려 살아있는 행위라고는 아가미를 들썩거리는 것밖에 할 수 없고 ..

뇌빈혈의 세계 속으로 가두어진 아이는 눈 뜨고 뜨거운 지열이 아지랭이 되어 올라가는 것만 보고 있습니다.

 

저는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를 가진 새일까요?

태어난 곳은 모르지만 도착해야 하는 곳만을 알고있는 바닷속 물고기일까요?

기억으로 기억으로만 자기 존재를 더듬어 가름해야 하는 사람의 아이일까요?

  

저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죠?

 

남들처럼 눈에 보이는 것만 믿으며 ..

남들처럼 바람에 날리는 가볍고 화사한 깃털처럼 살지 못하는 걸까요?

 

강물에 떨어진 낙엽처럼 그렇게 떠다니다가

강기슭에 닿아 자연으로 돌아가는 그런 평범한 삶은 왜 제 인생이 되지 못하는 걸까요?  

 

오늘은 ..

하늘에서 떨어진 새같고 ..

물 떠난 물고기같고 ..

뇌빈혈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가도 ..

 

내일이면 어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듯이 털고 일어날

저는 대체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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