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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하늘은 더없이 푸르고

하얀 뭉게구름도 너무도 평화롭게 흘러갑니다.

 

문득 사람 발길 하나없는 산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오직 이름없는 풀들과 나무들을 스치는 바람과 동행하며 산길을 걷고 싶었습니다.

 

 

벙어리가 되고 귀머거리가 되고 싶은 날입니다.

말 ..말 .. 말 ...그 말들이 연기처럼 계속 피어올랐습니다.  

 

그 말들이 말이 되지 못하고 매케한 연기가 되고만 까닭은 

그 말 안에 생명력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그 매케한 연기에 질식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서 도망치고 싶어졌습니다. 

 

믿음이 지식으로만 머물고 있는 이들의 주장들은 기계음같았습니다.

그 기계음들은 산만히 흩어지는 연기같았습니다.

그 소리에 속이 미슥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형태의 크고 작은 믿음들이 부딪치고 ..

믿음이라 할 수 없는 기독교 사상을 가진 이들과 믿음들이 부딪치고 있었습니다.

 

지식을 적게 소유한 건강한 믿음과 

지식을 많이 소유한 건강하지 못한 믿음들이 충돌되고 있었습니다.

 

정직한 양심에 의한 진실한 목소리도 있었고

자기 주장을 위해 진실의 작은 조각들을 각각 기워서 만든 조각보같은 논리의 글도 있었습니다. 

 

전반적인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는 저로서는 ..

입장차이로 맞선 이들과 ..

자기가 선호하는 쪽에 서서 열심히 지지하고 있는 이들과 ..

전반적인 사항도 모른채 발 앞의 사건의 모양으로 전체를 파악하여 판단하는 이들과 ..

 

옳고 그름에 귀기울이기보다

사랑으로 대하고 모든 것을 수용하며 좋은 게 좋은 것이란 식으로 훈계하려드는 이들 앞에서 ..

막막함을 느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수를 믿는다고 말은 하지만

믿는다는 의미가 각자 다 다르고 ..

하나님이라 인식하는 그 하나님도 사실은 저마다 생각하는 상상속 하나님이기까지 하였습니다. 

 

그 서로 다른 믿음을 가지고 .. 믿음이란 같은 단어를 사용하며

같은 한 목소리의 몫을 이야기하는 상황이란 ..

여러 물길에서 나온 물들이 부딪치며 소용돌이치는 그런 형상이었습니다.     

 

 

저는 혼이 빠져버렸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싫어졌습니다.

다른 이들은 제가 그렇겠지만요 ..

 

아버지께서도 이런 제가 실망스러우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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