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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아프고 ..

참으로 아프고 두려운 긴 꿈이었습니다. 

 

막연히 어딘가에 갇혔다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그러나 어디를 둘러보다도 제가 갇혔다는 증거는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곳은 어두웠고 희망이 없었으며 온통 슬픔만이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그곳은 음침하고 습했으며 싸늘한 공기가 가득하여 제 체온을 뺏어가기에 충분했습니다.

저는 움추려 고개를 제 무릎에 파묻고 있었고 

제 생각의 파편들이 무엇인가에 부딪쳐서 나는 무거운 울림은

이제껏 제 영혼의 가벼운 노랫소리를 거두어가버렸습니다.  

그리고 점점 우울한 잠이 제 영혼을 덮었습니다.  

 

우울한 꿈을 계속 꾸었습니다.

그 꿈 속 세계는 제가 빛을 만나기 전 ..세계였습니다.

끝없는 미궁의 세계였지요.. 

시작된 입구도 찾을 수 없고 끝도 찾을 길 없는 캄캄한 길에서

살기 위해선 어떻게든 계속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고단한 시간들 .. 

참으로 오랫만에 다시 만난 고단한 시간이 연기처럼 태워지는 곳이었습니다.

 

 

그 고단한 꿈의 시간 중에 ..

무엇이 나로 이 어두움의 세계에 갇히게 만들었나를 생각했었습니다.

 내 주이신 주님도 계시지 않고 그분께서 주시는 평화도 없는 곳으로 

저는 무엇에 이끌려 무덤 속 이 곳까지 다시 들어오게 되었나를 곰곰히 더듬어 보았습니다.

 

저는 저의 죄에 가두어졌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제 믿음의 소신껏 달려나가다 

그 과정에서 제 손에 묻게된 피에 놀라며 절규하며 도망쳤던 것입니다.  

도망친 곳은 우리 주님께로가 아닌 제가 태어났던 제 어머니의 자궁안이었습니다. 

아담의 원죄로 가두어진 .. 빛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굴 속으로 숨어들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예전의 어둠 속에 다시 갇혀버린 것이었습니다. 

 

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출애굽 당시 ..

이집트에서 배불리 먹었던 빵과 고기를 언급하며

차라리 그때를 그리워하던 히브리인들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저에게 또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주님께 나아오기 전에 ..

이미 이 세상에서의 바탕이 되는 눈물과 한숨과 고통과 ..끝없는 외로움의 본질을 보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인간적으로 두려워지고 외로워지자 본능적으로

과거 그 두려움과 외로움의 근원이 되었던 그 곳을 미화시키며 그곳을 그리워하게 하였습니다.

그 곳을 떠날 때의 마음을 완전히 잊고 말이지요.

그곳에서 좋았던 때만을 특별히 부각시켜 스스로를 속이며 그곳으로 달려나갔던 것입니다.  

 

저의 눈은 제가 보고 싶은 부분만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 눈은 가리워졌고 가리워졌기에 어둠을 어둠인지 모르고 달려나갔던 것이었습니다.

양심의 소리를 자기 아픔의 비명으로 덮고 나아가던 길이었습니다.

 

이 모습이 정직한 저의 믿음의 상태였습니다.

 

이기적인 욕심은 저의 눈까지 가리웠습니다.

필요한 부분만 확대하여 보이게 하여 전체적인 사실이 제대로 보이지 않게 하였습니다.

  

저희 모두가 진리를 알기 원하지만 그 진리가 우리에게 비춰지지 않음은

아버지께서 저희에게 그 진리를 주시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다양한 이기적인 욕심이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을 더 크게 부각시켜 

진리로의 접근을 방해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의 눈을 가리는 것은 우리의 죄의 뿌리인 이기심과 욕심이었음을 새롭게 깨닫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시고

그를 화목제물로 삼으셔서 당신께 이르는 구원의 통로로 삼아주심으로 

그를 통해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신 아버지의 사랑이 너무도 놀랍습니다.

 

그에게 두는 믿음으로 아버지께 두는 믿음으로 삼으심은

아버지의 사랑의 표현으로 이 땅에 오신 그로 우리 믿음의 기초와 기둥과 머리가 되게 하시어,

저희의 믿음이 ..

어느 순간에도 우리의 생명의 근원이신 그분께로부터 벗어나지 않게 하시려는 깊은 배려이셨습니다.

 

이번의 모진 꿈 속에..

어둠이라 느끼며 그 곳을 벗어나고자 발버둥을 쳤던 것은 ..

저의 생각 안에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지 않음을 눈치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서 떠오르는 모든 생각과 제 마음에 드는 모든 슬픔과 아픔은.

어둠이 만들어낸 그림자일 것이라 생각하며 ..

그곳을 도망칠 생각으로 제가 들어온 어둠의 시작을 마음의 눈으로 더듬어 찾게 되었던 것입니다. 

 

오늘 작은 빛이 제 가슴에 비춰졌습니다.

출애굽 당시 사막에서 어려움을 당하던 히브리인들의 불평은 

출애굽을 떠날 당시의 그들의 심적 고통과

그들에게 있어 약속의 땅이 그들에게 주는 가치를 잊고한 행동이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엄격히 말해 

지금의 고통스런 일을 감당하지 않아도 되었을 과거의 단편적인 일을 들추어 냄으로

지금의 상황은 고통이고 과거의 상황은 차라리 기쁨이었다는

공정하지 않은 논리의 자기 기만이었습니다.

  

제 손에 묻은 내 형제의 핏자국을 보며 울면서 달려간 곳은 ..

다름아닌 제가 숨을 곳이었습니다.

내 형제의 핏자국이 더이상 보이지 않을 곳 ..그래서 더 이상 아파하지 않아도 될 곳 ..

그리고 어떤 누구의 공격도 받지 않아도 될 곳이었습니다..

   

아버지! .. 저는 아프다는 변명으로 제 양심을 덮어 그곳까지 숨어들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숨어들었던 곳은 이제 더 이상 ..

제가 머물수 없는 곳이라는 것을 바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실은 빛을 간절히 더 원하게 되었고 ..

아버지께서는 빛을 바라는 저의 간절한 마음의 흐느낌을 들으시고

빛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캄캄한 미로의 꿈에서 친히 저를 이끌어 내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빛 아래 자유의 몸을 허락하셨습니다. 

 

참으로 아프고 두려운 긴 꿈이었습니다.

 

물 떠난 물고기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다시 물 속으로 돌아온 것처럼  .. 힘이 없고 숨이 가쁩니다. 

하지만 마음은 너무도 평온하고 평화롭습니다.

 

꼭 ..꿈속에서 대 수술을 받은 기분입니다.

 

비어졌던 가슴에 환하고 붉은 기운의 빛이 가득하니 

이제서야 편안한 잠이 올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이 따뜻한 기운이 되어 저를 감싸고 ..

저는 편안한 가운데 아버지께 환한 미소로 답을 드립니다.

 

다시는 다시는 .. 도망가지 않을께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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