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한 댕이 ..내 가져 가자.."
"니 돈 있나?"
"나중에 챙겨주꾸마"
"싫다. 마 ~"
"니 저번에도 그래가꼬 그냥 자나갔다 아이가.."
"마 ~ 니 돈 있을 때 .. 사 묵으라..
니 고거 안 먹어도 안 죽는다 아이가 "
...
땀을 좀 내면 몸이 개운할까 싶어
땀을 흘리며 약국 유리를 닦고 있는 내 등 뒤에서의..
이미 오랜 세월 안면을 트고 있는 두 사람의 농담 섞인 진담이 오가는 실제상황 이야기다.
과일가게 진열된 수박이 먹고 싶었나보다
냉장고에서 시원하게 익은 수박을 내 놓아도 달지 않으면 잘 안 먹는 우리들인데 ..
뻔한 싫은 소리 들어가며 굳이 먹으려 드는 민초의 삶이 애틋하기도 하고
적나라한 농담이 오가도 너무 촌스러운 것이어서 차라리 자연스러워 웃음이 났다.
내 나이 또래에 벌써 할머니가 된 이들도 몇몇 있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아이가 사고 친 것이 아니라
내 또래가 학교 다닐 때 분명 사고친 것이다..
요즘이 아니라 우리 때 그랬으면 아주 놀은 것이 분명한데..
아주 옛날 일이라 그런지 부끄러움도 이미 남아있지 않다.
오늘은 내 딸애 나이의 어린 산모약을 지었다.
참으로 많은 감정이 오갔다..
이 동네에 산 것이 벌써 올해로 이십 일 년째 ..
이제 난 ..
우리 동네 사람들이 좋다.
인간적이라서 ..
사람냄새가 많이 나서 ..
투명해서 ..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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