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아라..
넌 흙이다.
자연이다.
그렇기에
너는 자연에서
순리를 배우고
그것을 따라야 한다.
잊지 말아라..
넌 흙이다.
자연이다.
그렇기에
네 원함과 관계없이
해를 맞이 할 때도 있고
해를 보내야 할 때도 있는 거란다.
해 뜰 때의 약속으로 낮을 지내고
해 질 때의 반성으로 밤을 지내고
동 틀 때의 서원으로 해를 끌어안고
황혼녘 땅거미 질 때의 감사로 달을 끌어안아라.
해를 기뻐하고.. 달을 의지하고..
해의 친구인 빛을 기뻐하고
달의 친구인 어둠을 슬퍼하여라.
슬픔은 기쁨의 가치를 드러내는 친구란다.
어둠이 빛의 가치를 세워주듯이..
기쁨과 슬픔 ..
모두가 우리의 친구란다.
잊지 말아라.
넌 흙이다.
자연이다.
비와 바람을 오히려 사랑하거라.
그들이 너를 살아있는 땅으로 변화시켜
많은 생명들과 함께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란다.
너를 웃게만 만드는 날씨는
오히려 너를 죽은 땅으로 변모시켜
어떤 누구도 기꺼이 함께 하기를 꺼리는
외로운 땅으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
해와 비와 바람은
우리가 원한다고 부를 수 없는 것이기에
누가 먼저 오든.. 얼마나 자주 오든..
모두 자연의 큰 질서로 기꺼이 받아들이거라.
살아보면 그 모두가 너를 돕는 귀한 네 친구였음을..
그 모두가 나로 생명을 머금은 살아있는 땅으로 만들어 주었던..
하늘에서 보낸 모두 귀한 천사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잊지 말아라.
넌 흙이다.
자연이다.
흙이 귀해져도 흙이고 ..
제 아무리 추락해도 흙이란다.
귀한 자리도 천한 자리도 한때 지나가는 계절같은 것..
중요한 사실은 그 땅에 얼마나 많은 생명들의 터전이 되었는가 이다.
바람 불어 춥고 외롭운 밤에 ..
살갗이 아프도록 쏟아붓는 비는 정말 부담스럽지만..
그런 비가 너의 곧은 목을 부드럽게 만들며..
가슴 속에 감춰진 여러 보석들의 빛을 깨워 네 눈 속에서 살아나게 할 것이다.
또 그런 비가 ..
이기적 본능으로 다져진 마음의 밭을 솎아 부드러운 땅으로 만들고
그 부드러워진 땅에 다양한 생명들이 뿌리를 내리게 할 것이다.
그리하여 뜨거운 여름 날을 견뎌내..
돌아올 아름다운 계절에 너로 환하게 웃을 수 있게 해 줄 것이란다.
잊지 말아라.
너는 흙이다. 자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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