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날개아래 머무는 것이
저로 어찌 이리 행복하게 할까요?
영광스럽고 거룩하신 당신 날개아래
제가 어찌 머물 수 있게 되었을까요?
당신 사랑의 고동소리가 저를 안정시키며
당신 사랑의 온기가 저를 안심시키십니다.
소문으로 들었더랬습니다.
당신은 참으로 사랑이 많으신 우리들의 창조주 하나님이 되신다는 것을요.
또 우리의 아버지가 되신다고도 했습니다.
저는 그분이 궁굼했습니다.
친구들이 고운 옷에 성경을 들고 장로의 딸이란 이름표를 달고 교회로 향할 적에..
저는 교회 가는 것을 탐탁하게 생각지 않으시는 부모님을 뒤로 하고 ..
어제 입었던 바지를 입고 빈손으로 동네 아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교회로 향했지요.
기도도 할 줄 모르는 여자아이였습니다.
찬송가도 글자을 보며 남들이 부르는 곡의 흐름을 따라 잡기도 바빴습니다.
설교시간 때 성구를 찾을 줄도 몰랐습니다.
겨우 찾다보면 이미 또 다른 성구의 내용으로 넘어가 있곤 했습니다.
그랬던 제가..
당신의 날개아래서
당신께서 당신의 눈동자만큼 아끼시는 존재라는 확신에 스스로 자중심을 느끼게 되다니요.
제가 아주 어렸을 적.. 이런 일이 있었지요.
서울로 올라와서 처음으로 남의 집에 세 들어 살 때였던가요..
비가 오는 날이었지요.
밤이 되어 어둑어둑해질 무렵이었구요.
주인집엔 TV가 켜져 있었는데 그 집 유리창에 비친 화면이
비가 고인 바닥으로 다시 비추고 있었지요.
오빠와 제가 마루에 걸터 앉아 그걸 보고 있었습니다.
주인집 제 동갑짜리 남자애가 그걸 보더니 커텐을 닫아 버렸습니다.
저는 그것이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는 것을 모를 정도로 어렸습니다.
아버지께서 그 일을 알게 되셨고..
그 다음 날로 그 당시에는 귀한 물건이었던 TV를 저희 집에 들여 놓으셨습니다.
어머니의 잔소리를 엄청 들으시면서도요.
아마도 그때 저희집의 사정은 그것을 살 형편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그때의 일을 두고 무척 마음 아파하셨습니다.
저는 아버지께서 우리 남매의 행동 자체를 문제 삼지 않고
빗물에 비쳐진 화면이라도 보려고 하였던 저희들의 모습을 가슴아프게 여기시는
그 사랑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전체적인 그 분위기에서 아버지가 우리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계심에
마음이 더 든든해졌던 느낌은 선명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제 육신의 아버지께 느꼈던 따뜻한 사랑 앞에 당당함.. 자연스러움..
그 감정을 저는 요즘 당신의 날개아래서 느끼고 있습니다.
저에게 어찌 이런 일이 있게 되었을까요?
대체 제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사랑과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
하지만 그 보이지 않는 것이 그대로 전달되어 우리 마음의 눈에 그대로 보임은 ..
아무래도 그 보이지 않는 것이 에너지로 존재하기에 에너지로 전달되기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 저의 확신으로 아버지의 저를 향한 사랑을 또한 확신하고 있습니다.
저를 싫어하는 친구들이 너의 화려한 착각이라고 수군대면..
당신의 아들까지 주신 하나님 우리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그런 사랑이 없을 리가 없다고 말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날개아래 머무는 것이
저로 어찌 이리 행복하게 할까요?
영광스럽고 거룩하신 당신 날개아래
제가 어찌 머물 수 있게 되었을까요?
당신 사랑의 고동소리가 저를 안정시키며
당신 사랑의 온기가 저를 안심시키십니다.
먼 이방인의 땅..
이방신을 섬기던 이방인 집안의 초라한 어린 딸에게..
어찌 그리 큰 축복과 큰 은혜로 ..
당신 날개아래까지 부르실 수 있으셨는지..
당신의 그 크신 사랑에 저는 너무 감격스러워
당신 날개 속에 얼굴을 더 파묻고
기뻐 뛰는 심장의 고동소리로 저의 감사의 노래를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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