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새입니다.
날아야 한다는 사실과
도착해야 할 목적지가 있다는 사실만 기억하는 ..
눈을 깜박 깜박거리며
바람에 무수히 움직이는 금빛 찬란한 요정들의 날개에 혼이 빠져있을 적에..
아프지 않은 손길이 느껴집니다.
찢어진 오른쪽 날개죽지 주변으로
향긋한 기름냄새와 함께 부드러운 손길의 움직임이 느껴집니다.
낯설지 않은 손길입니다.
어미 손에 제 몸을 맡긴 새끼 새처럼
눈만 깜박 깜박 거리며
여전히 바람에 무수히 움직이는 금빛 찬란한 호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기름이란 것은 아주 부드러운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깜박 깜박 거리는 눈가에 힘이 풀리고 행복한 나른함이 몰려옵니다.
보드라운 가슴에 따스한 햇빛이 가득 내려앉자 ..
어린 새는 졸기 시작합니다.
어미 새의 깃털에 부리를 파묻고 잠을 자는 꿈을 꾸고 있는 ..
어린 새 주변으로 ..
향기로운 기름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따스한 햇살 아래 어린 새는.. 그렇게 낮잠에 빠져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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